• 21일 밤 태국 파타야 해변에 설치된 '2009 파타야 국제뮤직 페스티벌' 무대.

    8명의 늘씬한 '소녀'들이 흰색 스키니진을 입고 무대에 오르자 1만 관객의 상당수는 야광봉,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풍선 등을 꺼내 들고 환호했다. 앞서 펼쳐진 태국, 일본, 대만 가수에 대한 다소 썰렁한 반응과는 확연히 달랐다.

    주인공은 소녀시대. 한국에서 최근 히트곡 '지'(Gee)'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이 이날 태국에서도 열광적인 호응 속에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이날 무대는 조명과 음향 등 연출 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관객 반응만큼은 무척 뜨거웠다. 소녀시대의 안무를 그대로 따라 하는 남자 관객부터 한글 피켓을 든 10대 팬까지 팬층도 상당히 폭넓었다.

    소녀시대는 첫 곡으로 깜찍한 안무가 인상적인 '키싱 유'(Kissing You)를 선보였다. 멤버는 다소 좁은 무대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며 귀여운 동작을 이어갔고, 이어 박력 있는 리듬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로 무대를 꾸몄다. 

    티파니는 "파타야는 처음이라 무척 기쁘다"고 했고, 제시카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태국을 찾겠다"고 영어로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은 또 미리 준비한 태국어 인사말로 관객을 기쁘게 하기도 했다.

    이어 태국 채널 V의 카운트다운 아시아차트에서 6주 연속 1위를 달리며 현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지'의 전주가 흐르자 공연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일부 관객은 이 노래를 처음부터 그대로 따라 불렀다.

    이번 공연에는 멤버 가운데 윤아가 MBC TV 드라마 '신데렐라 맨'의 촬영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 공연 직전까지 참석하려고 노력했으나 촬영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결국 멤버와 동행하지 못했다.

    공연에서는 소녀시대에 앞서 샤이니(SHInee)도 무대에 올라 10대 태국 소녀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녹색, 흰색, 노란색 바지에 빨간색, 흰색 등의 원색 티셔츠로 밝은 이미지를 강조한 이들은 '누난 너무 예뻐', '아미고', '산소 같은 너' 등을 불렀다.

    공연 첫 날인 20일에는 힙합듀오 마이티마우스가 태국의 인기 아이돌 듀오 골프&마이크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마이티마우스는 골프&마이크와 합작 프로젝트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페스티벌은 파타야 해변에 설치된 세 공연장에서 22일까지 사흘 동안 계속된다. 태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대만 출신 40여 팀이 차례로 무대에 오르며 주최 측은 15만 명 이상이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소녀시대는 22일 방콕에서 채널 7, 채널 9 등의 유명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히트곡 '지'를 부른 후 인터뷰와 버라이어티 게임 등에 응했다.

    또 이들은 21일 공연 전에는 파타야의 유명 관광지인 농눗 가든을 들르기도 했다. 멤버들은 팬과 취재진이 잔뜩 몰려든 가운데 코끼리 공연 등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파타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