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쟁점법안을 'MB악법'이라고 낙인찍어 공격하자 한나라당은 민주당 주장의 10가지 모순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원내지도부는 민주당 주장 'MB악법'에 대한 반박자료를 만들었다. 버스와 지하철 광고까지 하며 법안 홍보전에 돌입한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자가당착 10선'이란 제목으로 모순 사례를 요약해 대대적인 선전에 나설 계획이다. 특별 당보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며 대변인들은 관련 논평을 내 언론 홍보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나라당은 'MB악법'이라고 주장하는 법안이 과거 여당시절 민주당이 추진했던 것이라며 당시 관련 법안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꺼내 역공을 펼쳤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악법 타령을 한 흑색선전 10가지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당 원내지도부가 꼽은 '민주당의 자가당착 10선'은 ▲금산분리완화법 ▲출자총액제 폐지 ▲복면금지법 ▲통신비밀보호법 ▲미디어관련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폭력 등이다. 여기에 민주당의 ▲해외골프 사건까지 정리했다.

    다음은 한나라당이 공개한 민주당의 자가당착 10가지 사례다.

    먼저 금산분리완화법은 2007년 7월 31일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한광원 박상돈 김종률 최철국 이영호 정의용 유필우 김동철 한병도 안영근 조정식 강찰일 의원이 서명했고 대표 발의한 신 의원은 당시 "금융주권 수호를 위해 금산분리 정책을 폐지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출자총액제 폐지는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총제 폐지 등과 같은 정책은 기존의 당 노선에 비춰봤을 때 상당히 파격적이지만 그만큼 국민경제가 활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크다"며 "폐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2006년 7월 31일. 경제활성화를 위한 열우당-대한상공회의소 정책간담회 자리에서)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정책위의장이던 강봉균 의원도 "이미 출총제를 폐지하려 하는 만큼 제조업과 서비스업 차별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마스크 써도 잡아갈래?"라고 선전하는 ▲복면금지법은 이상열 전 의원이 2006년 10월 25일 김덕규 이시종 최철국 김형주 의원 등 13인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과 내용이 같다. 당시 이 전 의원은 법안 제안이유를 "집회나 시위시 (참가자들이) 신분을 위장해 확인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법안 발의자로 서명한 이시종 의원은 지난 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법안을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고 했고 역시 법안에 서명한 최철국 의원도 복면과 마스크는 다르다. (한나라당은) 마스크 착용도 금지한다는 것 아니냐. 그거 하고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통신비밀보호법도 17대 국회 당시 여야 만장일치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됐고 본회의에 상정까지 됐으나 이후 대선과 총선으로 법안처리가 지연돼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007년 3월 30일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민주당 문희상 최인기 의원이 서명했다. 한나라당은 "자구를 한 자도 바꾸지 않고 발의한 법안인데도 MB악법이라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논란이 큰 ▲미디어 관련법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2005년 MBC 사장 내정 당시 "뉴미디어시대의 생존을 위해 이제 신문·방송의 겸영 금지를 풀고, 언론사들이 주체적으로 영역을 선택하게 해야 한다"(2005년 2월 25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최 의원은 "매체 진화과정을 볼 때 영역 구분은 설득력이 없고 무한경쟁 시대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한·미 FTA는 17대 국회 당시 민주당 소속 김원웅 외통위원장이 회의장까지 바꿔가며 비준안을 상정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한·미 FTA 비준안 17대 국회 처리는 국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당시 노무현 정부는 2006-2007년 추석 명절 귀성객용 팸플릿을 만들어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휴게소에서 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이밖에도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18대 국회들어 등원을 장기거부해 개원이 늦어지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당시 촛불시위에 가담, 용산사건으로 장외집회를 한 점 등을 거론하며 "국회를 먹칠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장본인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또 2000년 6월 9일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회원이 민주당 당사를 점거했을 때 2시간 15분만에 경찰특공대 1개 대대를 투입한 사실을 거론하며 "내가 하면 법치 확립이고 MB가 하면 살인집압이냐"고 따졌다.
     
    한나라당은 이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100일 기도'를 해도 부족할 판에 (민주당은) 101일을 놀고먹는 진기록을 수립했다"고 꼬집었고 "폭력국회가 끝나기 무섭게 의원 남편 생일파티를 위해 해외에서 집단 골프파티를 했다"며 "중산층과 서민정당을 표방하면서 반서민적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렇게 국회의원 할 바에는 국회의원 배지를 떼야 한다"면서 "맨날 앉아서 정쟁이나 하고 폭력이나 주도하고 이런 국회를 운영할 바에야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배지를 떼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