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후반에 청와대 춘추관 옥상에 설치한 용고(큰 북)가 20여 년 만에 웅장한 사자후를 북한산 기슭에 토해냈다.

    신문고는 조선시대 백성들이 왕에게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종영한 KBS 주말 드라마 ‘세종대왕’에선 부왕인 태종에게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왕자 신분인 세종이 신문고를 울리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런 신문고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에서 80년대에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옥상에 세워진 것이 이 용고. 높이 2m에 길이가 2.3m에 이르는 큰 북이다.

    이 북이 청와대에 접수된 온·오프라인 민원을 처리하는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양건)에 의해 처음 북소리를 내고 또 지상파 방송까지 타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16일부터 KBS 등에 송출될 40초 분량의 공익광고에 이 용고를 실제로 치는 장면을 기획한 것. 공익광고 ‘신문고’편으로 명명된 이 캠페인은 정부가 어려운 이웃과 사업하는 사람들을 적극 지원하고,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정책내용으로 구성됐다. 배우들이 용고를 친 후 국민 고충과 불편함이 해소된 모습과 함께 양건 국민권익위원장의 “희망을 가지십시오”라는 멘트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광고를 기획한 김덕만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서민밀착형 생활공감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일 잘하는 정부’를 알리기 위해 용고를 치는 모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