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이 12일 미디어 관련법안 등 핵심 쟁점법안과 정부 정책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부족했다는 자성론을 폈다.

    당정청은 이날 총리공관에서 새해 첫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국회의 폭력과 파행 사태로 불가피하게 쟁점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설명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정청은 한 목소리로 설 전까지 경제살리기 법안, 미디어 법안, 사회관련 법안을 중점 홍보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자고 다짐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민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기회는 몇번 뿐인데 가장 중요한게 설"이라며 "설을 맞아 국회에 계류된 경제살리기 법안, 미디어법안, 사회관련 법안을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제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폭력국회 등 불가항력적인 사태로 쟁점법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정책에 대한 국민 홍보가 안됐다는 평가가 있다"며 "특히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선 홍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너무 많은 만큼 당정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당에서도 노력하겠지만 당이 하는 홍보는 한계가 있고 역시 홍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주는게 효과적이고 국민에게 잘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은 2월 국회에서 쟁점법안을 기필코 처리해서 정부가 하는 일을 잘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3일까지 민생법안을 처리한 뒤 우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몇가지 쟁점법안에 대해 대국민 홍보기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미디어법 등 몇가지 법안에 대해 대국민 홍보가 부족했다는 따가운 지적이 있는 만큼 당정은 설 전까지 대국민 홍보기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제안했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도 "2월 국회에 경제살리기를 위한 주요 법안이 대기하고 있고 국민에게 널리 알려 지지를 확보하고 힘을 합치는게 급한 일"이라며 "4대강 살리기, 녹색뉴딜 등을 제대로 추진하고 앞으로 몇년간 확고한 기반을 쌓기 위해선 올해 상반기가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이와 함께 지난해 주요 정책에 대해 당정간 엇박자 또는 불협화음 지적이 나온데 대해 당정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소처럼 우직하게 일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언론이 때로는 당정 엇박자, 어떤 때는 당이 정부를 무조건 따라가기만 한다고 지적하는데 어느 쪽을 택할지 모를 경우가 있다"며 "정말 어려운게 당정관계인 만큼 당정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런 이야기가 안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은 `석전경우(石田耕牛.소가 돌밭을 갈아맨다는 뜻)'를 실천목표로, 돌밭을 옥토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도 "지난해에는 국민과 소통하고, 당정간 신뢰를 구축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올해는 소의 해인 만큼 소처럼 우직하게 국민만 바라보고 신뢰를 회복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아울러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국회폭력방지법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내비쳤다.

    한 총리는 "국회의 불법과 폭력사태에 대해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국회의장이 석고대죄한다고 밝힌 만큼 국회 전체의 뜻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해머를 들고 설치는 의원, 활극영화를 찍는지 쇼를 하는 의원, 동료 의원에 모욕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의원 등 국회가 폭력으로 얼룩졌다"며 "국회폭력방지법을 제출해 이 법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했을 때 우리는 끝까지 참고 인내했다"며 "일부에서는 전략이 없고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하지만 큰 배가 지나가면 잔물결이 일기 마련인 만큼 대화로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