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머, 망치, 전기톱, 소화기 등을 갖고 국회 안에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난동을 벌인 민주당이 '장외전'도 시작했다. 난동의 책임을 한나라당으로 돌리려는 것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과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19일 함께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해 볼썽사나웠던 전날 난동의 책임이 상대 당에 있다고 주장하며 설전을 벌였다.

    두 의원은 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 보다 양당 의원들의 회의장 출입 문제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며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회의장 문을 안에서 걸어잠근 자당의 행위에 대해 김 의원은 "(민주당이) 문을 깨고 전기톱이 동원되고, 물대포가 들어오고 하니까 일단 국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문을 잠그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문 의원은 "김 의원에게 같이 (회의장으로) 들어가자고 했는데 왔다갔다 하다보니 김 의원은 없어졌고 나중에 보니 김 의원은 안으도 들어갔다"면서 "그(회의장) 안에서 서로 연결해 한나라당 의원만 들여보내고 다른 당 의원은 일절 접근도 못 하게 했다. 이게 무슨 회의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때 민주당 의원들이 문을 부수고 있었기 때문에 (문 의원이) 접근을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내가 들어간 문은 그 당시에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고 문이 열려있었다. 아마 문 의원이 문을 깨는 데 합류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문 의원은 "말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다시 "우리 둘이 같이 있던 문은 열려있지 않았느냐"고 따졌고 문 의원은 "그 문 잠겨 있었다. 뭐가 열려있었느냐"고 말했다.

    출입문 개폐 여부를 두고 두 의원이 설전을 벌여 인터뷰 진행이 안되자 사회자가 "한 분씩 말해달라"고 제지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런 사회자의 요구에도 문 의원은 "수도 없이 그 문을 두드렸고 (한나라당) 황진하 간사하고도 몇 차례 통화를 했는데 (문을) 안 열었다. 김 의원만 살짝 연락해 들여보낸 것 아니냐"고 따졌고 이에 김 의원도 "문을 깰 때 거기에 다 집중해 있었기 때문에 문이 열린 것을 못 봤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계속 설전을 벌인 두 의원은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자당의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 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면서 "이(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 등 야당과 대화를 해 가급적 최선의 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한 뒤 "우선 민주당이 '원천봉쇄'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의원도 "일관되게 주장을 해 왔듯이 FTA 비준동의를 그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면서 이번 회기내 처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