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감파행을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감 현장 곳곳에서 날선 신경전과 대치를 벌이는 가운데 여야는 장외공방전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먼저 민주당이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전날(9일) 국감장에서 벌어진 '피감 기관 간부 난동사건'과 '국감장 앞 전투경찰 배치' 등을 성토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감장 앞에 전경 4명이 배치된 것을 '폭거'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방송장악'의 핵심인물로 지목하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야당은 전경배치 요청을 두고 최 위원장의 위증을 이유로 들며 사퇴를 압박했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은 곧바로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 방문해 최 위원장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원 원내대표는 "최 위원장은 실무자가 알아서 한 것이라고 핑계를 댔지만 경찰청 경비국장은 최 위원장의 요청으로 배치한 것이라고 답했다"며 "문방위 회의장 전경 배치는 유사 이래 없던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원내대표는 또 지식경제위원회 국감에서 민주당 최철국 의원을 향해 피감기관 간부가 라이터를 던지고 폭언과 협박을 한 이른바 '피감기관 간부 난동사건'을 거론하며 "도대체 이 정부가 제정신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회 권위를 짓밟은 국감장 포박사건의 책임자를 가리고, (최 위원장의) 위증죄를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민주당이) 경찰 4명으로 '신공안정국'을 조성한다고 하니 참 난센스"라며 "(전경이) 경비하러 왔다가 바로 돌아간 것을 놓고 국무총리실에 항의하러 간 것은 '쇼'이자,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들어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가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피감기관 간부 난동'을 이유로 들어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조직적으로 한 게 아니고, 개인의 소양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바로 중징계를 지시했고, 아마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우발적인 사건이고, 어제 야당 지경위원장과 원만히 처리됐는데 그걸 두고 정부여당에서 국감 방해 행위를 했느니,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이(피감기관 간부 난동) 사건은 어제 처리가 마무리 됐는데 민주당 지도부가 이를 '국감 방해'라고 선포하고 나온다면 정말 '정쟁 국감'을 하자는 태도"라고 거들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전날 민주당이 국감도중 전경배치를 두고 총리실로 찾아가 국감이 지연된 것을 지적하며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반발했다. 주 의원은 "(민주당이) 이유가 되지 않는 일로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가서 황금 같은 소중한 감사 시간을 모두 허비하고 실제로 제대로 된 감사를 하기가 어려웠다"며 "YTN 사태로 YTN 노조원들이 국감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 때문에 오히려 국감장을 보호하려고 경찰관들이 나와 있었는데 그것을 무슨 되지도 않은 '신 공안정국 조성'이라면서 국감을 거부하고, 그것 갖고 총리실에 항의를 갔다 오고 하는 바람에 실제 제대로 감사를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