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오후 2시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세교연구소,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 참여사회연구소, 코리아연구원, 경향신문 주최로 긴급시국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자, 언론인, 시민단체 10여명이 발제자로 참여했고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김근태 전 의원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개회사를 맡은 최장집(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촛불집회는 민주주의의 제도가 무기력해 작동하지 않고 정당이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허약할 때 그 자리를 대신할 일종의 구원투수 같은 역할, 수호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적하면서 “시민들이 민주화라는 큰 얘기가 아니라 실생활과 직결된 구체적인 사회경제적 정책문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김수진(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촛불집회는 한국 민주주의의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표상한다. 촛불집회에서 분출하는 시민적 역동성은 한국 민주주의의 귀중한 자산이며 민주주의를 강력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사회적 파장이 큰 법률, 정책을 추진하려 할 때 시민과 협의하고, 타협하고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절차를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천(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항의는 촛불집회 발전의 도화선이 되었고 건강과 안전, 생명을 지키려는 새로운 생활정치로 보아야 하며 촛불시위는 절차적 민주주의 수준에서도 더 많은 민주주의 또는 ‘민주주의의 민주화’의 성격을 갖는다”며 “거리의 정치를 제도권 정치로 등치시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현아(서울대 법학부) 교수는 “촛불집회는 기성 정치 영역이 아닌 ‘제3 공간’으로 정치적인 의미와 공간이 바뀌고 있다”며 “여성, 청소년, 60~70대 시민이 이 광장의 운동에서 기존의 공간에서 표출하지 못했던 상징과 언어를 토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남주(성공회대 중국어과) 교수는 “거리의 정치는 일탈이 아니라 새로운 정상적 현상으로, 일상적 정치과정의 하나로 보고 이것이 정치발전에 건강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거리의 정치를 ‘정치축제’ 형식으로 발전시켜 정례화하고, 일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