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통합민주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회담의 외형적 성과와 달리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특히 회담 전 쇠고기 완전 개방에 합의한 것을 두고는 "성급했고 내용이 후퇴해 자존심만 상했다"는게 민주당의 평이다. 쇠고기 협상 부분은 국회 청문회를 열어 따져보겠다고 한다.  

    손학규 대표는 21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 발전해 간다는 것은 긍정 평가하고 앞으로 한미 관계가 글로벌 이슈에서 대등한 파트너로 적극 협력하고 그렇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과연 이번 회담이 그 소리만큼 내용이 충실한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회담을 통해 진정한 파트너십이 구축됐는지 짚고넘어가야 하고 과연 외형적으로 표명된 대로 파트너십이 구축됐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한 뒤 회담 내용을 조목조목 따졌다. 손 대표는 먼저 "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북핵 불용을 재확인 하는데 그쳤다"면서 "작년 9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평화협정이 김정일과 서명하는 것이라고 했고 한미 양국간 평화체제 협의를 진행시켜왔는데 막상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아무런 진전된 내용이 없어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기자가 부시 대통령에게 '김정일과 만난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질문에 '노(NO)'라고 일언지하에 거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점은 정상회담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 한반도 평화 논의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부인하는 부정적 분위기가 연장된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또 "21세기 전략동맹이라는 것이 MD(미사일방어체제)편입,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쪽으로 일방적으로 가고 방위비 분담 증액이나 아프간 추가 파병이 정해지는 것이라면 외형적으로 나타난 긍정적 홍보와 달리 중요한 문제는 빠진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은 뒤 "한마디로 우리 외교가 더 당당했으면 좋겠다"고 저평가했다.

    박상천 공동대표 역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략동맹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MD, PSI 참여 등은 구체적으로 검토해봐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인기 정책위의장도 "한미 FTA를 위해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고, 방위비 분담을 약속해 엄청난 국민 부담을 가져온 정상회담이었다"면서 "실용적 측면에서도 의례적인 형식에 그친 외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쇠고기시장 전면개방에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쇠고기 협상 내용도 문제가 많지만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급하게 관철하려고 하는 바람에 내용이 후퇴했고 자존심도 상했다"면서 "왜 협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고 김효석 원내대표는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 문제는 이번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야 말로 대표적 민생문제"라며 "쇠고기시장 개방 협상은 일방적으로 다 내준 것이고,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정치적 선물로 바치기 위해 생명권과 검역주권을 다 내줬다"고 비난했다.

    최 정책위의장도 "한미 FTA와 쇠고기 검역은 별도의 문제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검역협상을 한 것은 국민 건강을 해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 비판했고 농림장관 출신인 박홍수 사무총장은 "쇠고기 협상 책임자들을 불러 세부사항을 보고받고 책임을 따지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