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제18대 총선. 새 정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집권당에 안정 의석을 줘야 한다는 '안정론'이 대세를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새 정부를 견제할 건전 세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견제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뉴데일리는 그동안의 이념 과잉적 대립관계를 넘어서 건전한 견제 세력을 자임하며 4.9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야권 인사들을 발굴해 시리즈 인터뷰를 엮습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탄돌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17대 총선 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며 검증되지 않은 정치신인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서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현역 의원들에게는 '탄돌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4년이 지나 18대 총선이 코앞에 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지난 12월 대선 결과가 보여줬다. 이번 총선에선 자연스레 노 전 대통령 덕에 국회 입성한 초선 의원들에게 국민의 총구가 겨눠진 상태다. 이들은 대부분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통합민주당에 몸담고 있는데 손 대표는 '공천 혁명'을 역설하고 있어 이들의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한나라당보다 강도높은 수준이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게 손 대표의 판단이다.

    손 대표는 참신한 새인물을 통해 불리한 총선정국을 정면돌파할 태세다. 18대 국회에 입성할 정치신인에 대해선 철저한 검증작업을 통해 능력을 갖춘 새로운 진보를 지향하는 인물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무능하다'는 이미지 탈피가 급선무란 판단인데 때문에 이번 공천에서 민주당은 후보의 '전문성'과 '능력'에 많은 비중을 둘 것이란 관측이 높다. 

    민주당 예비후보 중 가장 먼저 소개할 인물은 경기 용인기흥에 출사표를 던진 김상일 17대 대통령 후보 공보팀장. 비록 대선에 패했지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집권여당의 의장부터 장관에 대통령 후보까지 거치면서 주변에 능력있는 인물을 많이 두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 중 한명이 김 후보인데 정 전 장관은 김 후보를 "내 분신"이라고 말할 만큼 아낀다. 정 전 장관 스스로도 "김상일의 분신이 돼 무엇이든 함께 할 것"이라 말할 정도다. 김 후보의 탁월한 업무 능력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대선 이후까지 그를 곁에 뒀다.

    정당·입법·행정까지 경험한 '멀티플레이어'
    "국회·행정부·정당 핵심업무 조망해 봐 시스템 잘 알아"

    일처리가 뛰어나기 때문이란 게 주변의 설명인데 김 후보는 정당은 물론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핵심업무를 다뤄본 '멀티플레이어'다. 정 전 장관이 어떤 업무를 맡겨도 무리없이 해내 정 전 장관은 당의장 시절부터 그를 항상 곁에 뒀다. 김 후보도 자신의 이런 강점을 숨기지 않는다. 좀처럼 나서지 않는 성격이지만 김 후보는 24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업무는 물론, 행정부와 정당의 핵심 업무까지 다 전체를 조망해봐 업무 이해가 빠르고 시스템을 잘 안다"며 "그래서 주요한 일처리에서 맥을 잘 잡는다"고 주장했다.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아 '내성적이라 정치를 하는데 마이너스가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김 후보는 이를 부인한다. 김 후보는 외교관과 국제전문가들이 1위로 꼽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학생회장까지 지냈다. 개교 50년 이래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였는데 경쟁상대는 당시 유엔사무총장 코피 아난의 조카였다고 한다. 김 후보는 "아시아인에 대한 백인 사회의 막연한 편견과 국제적 명사의 후원을 받은 상대 후보와의 경쟁은 큰 벽이었지만 열정과 신의로 내 신념을 학생들에게 전달했고 결국 최초의 아시아인 학생회장에 당선됐다"고 말했다. 지금껏 그의 위치가 말을 아껴야 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외부에서 자칫 '내성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는 '적극적'이란 게 김 후보의 설명이다. 김 후보 주변에서도 그를 편안한 외모에 친화력까지 겸비했다고 평가한다.   

    존스홉킨스대 아시아 최초 학생회장
    각국 외교관과 전문가 등 국제적 인맥 갖춘 '국제통'
    정동영의 미 전국방송 출연도 김상일 인맥통해 성사

    김 후보는 정 전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통일부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등 주요직에서 활동해 인적 네트워크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UN 인턴 생활과 미 의회 경험까지 있어 국제적 인맥도 갖추고 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졸업한 "존스 홉킨스 국제대학원은 국제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교로 각국 외교관과 외교전문기자 등이 많이 오기 때문에 국제적 인맥을 넓힐 기회가 있고 실무 네트워크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정 전 장관의 '미국통'으로도 활약했다. 정 전 장관이 미국 전국방송에 출연하는 데 김 후보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장관 시절 미국의 정부활동과 공공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국방송 'C-SPAN'에 출연했는데 김 후보가 방송출연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여전히 새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이 중요하다는 '안정론'이 우세하지만 '견제'여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견제를 위해선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필요하다"면서 "신인이면서도 중앙정치 경험과 국제적 감각도 갖춘 인물이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당과 정책대결로 맞붙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는데 상대적으로 인물난에 시달리는 민주당에서 자신은 '국제통'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인물이란 점을 강조하며 경쟁 후보와 차별화 했다.

    김 후보는 정 전 장관을 따라 정당에서는 의장, 행정부에서는 장관, 입법부에서는 의원의 보좌관으로 각각 활동했고 정 전 장관이 NSC 상임의장을 겸직한 탓에 NSC 업무까지 경험했다. 각 분야 최고기관에서 일한 탓에 서민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뒤따를 수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미 상원 의원실에서 근무할 때 매일 민원과 현안이 담긴 유권자 편지 300여통을 뜯어보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고 지적에 대한 대답을 대신 했다. 그는 "항상 유권자를 생각하고 그만큼 많은 시간을 지역 일에 할애하는 미국 국회의원의 24시간을 우리나라에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고향 기흥에서 현실화 하려한다"고 역설했다. "정치인은 지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당한 문제 제기라면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고도 했다.

    젊은 도시 기흥, "아직 젊기에 개선 가능성 충분"
    "유입되는 인구증가에 맞춰 교통 등 인프라 구축"
    "정치신인이지만 아마추어가 아니라 기흥발전에 활력 자신"

    김상일 예비후보는 누구

    △70년 서울 출생

    △학력
    ·83 신갈 초등학교 졸업(용인 기흥 소재)
    ·86 신갈 중학교 졸업
    ·99 수성 고등학교 졸업(수원시 소재)
    ·96 경희대 전자계산공학과 졸업
    ·01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석사
      (미국 워싱턴 D.C 소재)

    △경력
    ·95 경희대학교 27대 총학생회장
    ·97 유엔 50주년 세계청년대표자회의 한국 학생대표
    ·00 미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인턴
    ·00 미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총학생회장
    ·01 미 정부산하 Voice of America 조사 연구원
    ·03 정동영 의원실 비서관
    ·04 통일부 장관실 사무관
    ·07 제 17대 대통령 후보 공보팀장
    고향이 기흥이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이곳에서 졸업한 김 후보는 지역 현안인 "서부와 동부의 개발 불균형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기흥 지역은 이번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분구됐다. 그동안 용인갑과 을지역 사이에 끼여 지역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딘 곳이었다. 그래서 김 후보는 '조화로운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유입되는 인구 증가에 맞춰 도시가 교통 등 기반 인프라 및 문화, 복지 차원의 인프라를 함께 갖춰 인간 중심의 도시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특히 교통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대중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의 광역교통 시스템 계획을 중앙정부로 이양시켜 주민에게 거시적 효과가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기흥의 핵심 현안과 과제로 "상습적 교통체증, 혼란스러운 도시미관, 문화복지시설 부족과 그로 인한 주민간의 갈등"을 꼽았는데 "난개발로 파생되는 문제가 많다"면서 "도시는 한번 세워지면 쉽게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더 고착되기 전에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직 젊은 도시이기 때문에 개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김 후보의 판단이다.

    이번 총선에도 정치 신인들이 대거 몰리고, 각 당에도 '인적쇄신' 바람이 불고 있어 18대 총선 역시 인물교체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정치 신인의 국회입성 열풍에 주인공이자 간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스로 "다크호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도 보였는데 김 후보는 "정치신인이지만 아마추어가 아니다"면서 "새로운 발전을 시작하는 기흥에 새로운 활력이 될 자신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