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씨는 97년 대선 당시 이인제 후보의 경선불복과 탈당은 자신의 대선출마와 다르다면서 "큰 대의를 위한다는 취지에서 본다면 같지 않다"고 강변했다.

    이씨는 21일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당시 이인제 후보와 이번에 경선없이 대선에 출마한 자신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97년 서로 서약하고 경선한 사이에서 경선이 끝난 뒤에 (당을) 나가는 것과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으로 다른 길을 가는 것과는 반드시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한나라당 경선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로 됐었다면 출마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는 "박 전 대표가 후보로 나왔다면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없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후보로 나섰을 경우 출마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변명했다.

    '경선 당시 이렇게 지독한 경선을 처음 봤다는 말로 결과적으로 이 후보를 측면 지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경선이 지나치게 후보간 헐뜯기로 가면 경선 자체가 불쾌해지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면서 "지독한 경선이라고 비판하긴 했지만 (시간이)지나면서 박 전 대표 쪽이 그렇게 해야 할 만큼의 심정에 빠진 것을 느꼈다. 진정으로 좋은 후보끼리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했다면 지독한 경선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나라당 이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씨는 또 "이제까지 한나라당 후보에게 직접적인 공격 발언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다 보니 '네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주위에서 말해 이를 설명하다 보니 한나라당 후보의 적격성과 리더십을 언급한 것이다. 난 선의의 경쟁을 하고자 한다"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질문자들이 거듭해 대선출마 이유를 묻자 "한나라당의 경선 과정을 보면서 과연 미래 시대를 열어갈 리더십이 이런 모습으로 괜찮은지 고민했다"면서 "언론조차 내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비난을 퍼부으며 개인으로서 건질 것이 없는 상황에 처했지만 만신창이의 마음으로 이 나라를 위해 내 자신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면서도 "한나라당 경선 과정이나 후보의 상황을 보면서 과연 이런 후보와 당의 상황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대업 사건과 지금의 김경준 사건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김대업 사건은 완전히 백을 흑으로 만드는 것으로 허위 날조 조작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BBK는 지금 단계에서 흑인지 백인지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씨는 또 "BBK와 관련해 처음부터 '한방'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정직과 신뢰의 리더십에서 볼 때 본인이 현재 인정하고 있는 문제들만 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거듭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성근 SBS 논설위원이 사회를 맡고 고대영 KBS 해설위원, 최명길 MBC 선임기자, 감일근 CBS 해설주간, 최남수 YTN 부국장, 장용수 MBN 부국장이 패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