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을 배제한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협의회'(통추협) 구성에 열린당이 "소통합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자 통합신당모임이 12일 발끈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열린당은 비판할 처지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통추협은 민주당·통합신당모임·국민중심당이 다음달 신당 창당을 목표로 구성한 협의회다.

    양 대변인은 "열린당은 대통령 선거 일정이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행동할 의지를 상실했다"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열린당의 처지에서 "(통추협에) 시비를 걸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린당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해라"면서 "(통추협이 추진하는) '중도개혁통합신당'은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자웅을 겨룰 메이저 정당"이라고도 했다.

    양 대변인은 한나라당도 겨냥, "한나라당에서 '잡탕 신당' 운운하는 논평을 냈는데 집권하겠다는 정당의 품격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소통합에 집착않을 것"에 "소통합으로 비하하는 것 잘못됐다"

    한편, 열린당은 이날 국회 당의장실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의에서 '자중지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 의장이 "소통합에 집착하지 않고 대통합을 당당히 추진하겠다"며 통추협을 '소통합'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문학진 의원이 정면반박한 것이다.

    문 의원은 "정 의장이 소통합, 대통합을 구분해서 말하고, (통추협을)'소통합'으로 비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지적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면서 "방법의 차이를 놓고 그게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같이 가야 할 세력이라면 비판적으로 대하지 말고 싸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민주당 등의 움직임에 가급적이면 격려도 보내주고 우리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대통합으로 가는 좋은 방법이고 자세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의장은 "가치중립적으로 대통합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서 "소통합이 대통합의 징검다리가 될 때는 의미가 있지만 소통합이 고착되는 상황으로 가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작년 전당대회준비위에서 합의하고, 2·14 전대에서 대통합신당을 결의한 것이지 소통합을 추진하자고 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가는 길은 대통합의 길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인식을 같이 해야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성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실을 찾아 정 의장의 주장을 거들었다. 최 대변인은 "(통추협은) 누가 봐도 소통합"이라면서 "열린당을 탈당한 의원과 국중당 일부가 민주당에 합류하는 형태"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