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없는 정당'이라는 독설을 퍼붓고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점잖게 타일렀다. 이 전 시장은 "어느 정당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하며 한나라당도 물론"이라며 "당을 떠나며 그렇게까지 안해도 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제 17차 한나라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전날 손 전 지사가 탈당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이 변화하지 않는다며 비난한 것에 대해 "몸을 오래 담았던 당에서 생각은 같이 했던 것"이라며 "당을 떠나면서 그렇게까지 안해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포럼강연에서도 "시대가 시속 100Km로 변하는데 우리는 99Km로 변하면서 '대단히 빨리 변한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시대보다 반보는 앞서가야 국민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을 버린 손 전 지사를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이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지사의 향후 행보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본인이 오랫동안 숙고하고 진지하게 생각해왔을 것"이라며 "한국 정치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그는 "한 시대 정치를 같이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좋은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소장파에 손 전 지사의 탈당책임을 추궁했던 박근혜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를 전혀 못 느낀다"고 이 전 시장은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당의 젊은 의원, 개혁적인 의원들 각자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시장재임시절이던 지난 2005년 이후 약 2년만에 한나라포럼 특강을 가진 이 전 시장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선택의 기준은 사사로운 관계를 넘어 '누가 어떻게 할 것이냐'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또 한나라당이 '국민정당' '정책정당' '개혁적 민주정당'으로 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은 한나라포럼 특강에 이어 매헌윤봉길기념사업회의 정기총회, 동대문 전농동 해성국제컨벤션고에서 '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여는 전문기술인력양성방안' 세미나, 잠실 향군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재경대구경북 시도민회 여성위원회 창립총회 참석 등 일정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