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킬레우스 씨는 찍 소리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제서야 아킬레우스 씨는 겁을 먹었다. 이미 번데기처럼 오그라든 물건에서 오줌이 질질 나왔다.

    ‘야, 이 씨발 놈아, 좆을 세웠으면 좆물을 싸야지 오줌을 싸면 어떻해!’

    난데없이 들이닥친 두 놈과 아가씨, 아니 꽃뱀이 배를 잡고 웃어댔다.

    ‘야, 이 개새끼들아. 원하는 게 뭐야!’

    ‘뭐겠냐? 돈이지.’

    두 놈 가운데 키 작은 놈이 말했다. 그때 꽃뱀이 아킬레우스 씨의 지갑을 들고 나타났다. 꽃뱀은 아킬레우스 씨의 지갑에서 현금 몇 푼을 꺼냈다.

    ‘돈은 얼마 없는데….’

    꽃뱀이 현금 약간을 꺼내들고 흔들어 대며 실망한 말투로 말했다.

    ‘야, 카드는 있을 거 아냐.’

    카아아아드으으으? 안 돼. 이 씨발 년놈들아!

    아킬레우스 씨는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야, 비번이 뭐야!’

    키 작은 놈이 아킬레우스 씨의 머리를 툭툭 치며 물었다.

    퉤에에에!

    아킬레우스 씨는 키 작은 놈의 면상에 가래침을 힘껏 뱉었다.

    ‘이이러어어언 씨이이발 놈이!’

    키 작은 놈이 아킬레우스 씨를 냅다 패기 시작했다. 한동안 그 놈이 아킬레우스 씨를 두들겨 패자 키 큰 놈이 말렸다.

    ‘야, 새꺄. 졸라 맞고 한 대 또 맞기 전에 빨리 불어. 비번이 뭐야. 어!’

    아킬레우스 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야 이 씨발놈아, 너 지금 내 말 씹냐. 이 좆같은 새꺄!’

    키 큰 놈이 엄포를 놓았지만 아킬레우스 씨는 또 그 놈의 말을 무시했다.

    ‘어유, 이런 씨발 좆같은 새끼가 말 안 듣네!’

    키 작은 놈이 화를 내자 이번에는 꽃뱀이 나섰다.

    ‘내가 알아서 할께.’

    꽃뱀이 작고 예쁜 손으로 아킬레우스 씨의 물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힘을 줘서 고환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킬레우스 씨는 눈 앞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고통을 느꼈다.

    ‘알았어어어어어! 다…말해 줄께에에에에에에에!’

    ‘비번이 뭐야?’

    꽃뱀이 물었다.

    ‘일공팔이이이이이이!’

    ‘거봐, 내가 금방 알아냈지?’

    꽃뱀은 눈웃음을 흘리며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었다. 꽃뱀 패거리 가운데 한 놈이 아킬레우스 씨의 신용카드를 들고 가서 돈을 몽땅 찾으러 갔다. 24시간 현금 자동지급기에서 만땅으로 돈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킬레우스 씨의 카드는 더 이상 현금 긴급대출을 받을 수 없는 카드였다. 아킬레우스 씨는 카드로 돈을 빼러 나간 놈이 돈을 뺄 수 없다고 연락을 하면 더 두들겨 맞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니 그것보다 솔직히 말하면 저 미친 년이 또 물건을 붙들고 지랄을 하지는 않을까 염려되었다.

    ‘야, 이 새끼 사진 찍자.’

    뭐어어어?

    꽃뱀이 아킬레우스 씨의 머리를 쳐들고 키 큰 놈은 아랫도리를 홀랑 벗은 채로 의자에 묶여 있는 아킬레우스 씨의 사진을 찍었다.

    ‘야, 이 씨발 놈들아. 어쩌려는 거냐!’

    ‘너 뭐하는 놈이냐?’

    방금 사진 찍은 키 큰 놈이 아킬레우스 씨에게 물었다.

    ‘어쩌려는 거냐고 물었잖아!’

    ‘너 뭐하는 놈이냐고 물었다.’

    키 큰 놈이 아킬레우스 씨에게 낮은 목소리로 다시 묻자 아킬레우스는 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씨이발, 직장인이야아아아.’

    아킬레우스 씨는 이제 아예 기운이 없었다.

    도무지 이 새끼들은 변태 강도들인가? 왜 남의 알몸을 찍고 지랄이야!

    아킬레우스 씨는 몸을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넥타이로 꽁꽁 묶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야, 너 그런데 왜 이리 지갑에 돈이 없냐? 너 개털이지?’

    꽃뱀이 비웃는 듯한 소리로 아킬레우스 씨에게 물었다.

    이런 씨발년! 내가 개털이면 너는 뭐냐? 이 좆같은 년아.

    좆같은 년 소리가 목까지 나왔지만 아킬레우스 씨는 아까 물건을 잡힌 일이 생각나 아랫도리를 오그리며 분노를 삼켰다.

    ‘씨이발, 왜 요즘은 이런 개털 새끼들만 걸리는 지 몰라.’

    키 큰 놈이 푸념을 내뱉었다.

    ‘야, 너희들 이 짓 얼마나 해먹을 거 같냐! 내가 경찰에 다 불어버릴 거다!’

    아킬레우스 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그래, 어디 경찰에 찔러 봐라. 네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다 뿌려 버리겠다.’

    이…이…이!

    아킬레우스 씨는 어이없는 협박에 할 말을 잊었다. 아무리 여자가 아니라지만 그래도 물건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모텔에서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면 그것보다 더한 망신이 없을 듯 했다. 더군다나 꽁꽁 묶여 있는 사진이니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변태인 줄 알 것이 자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