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의원님, 희망의 등불임을 믿습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6일 저녁 추미애 전 의원의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취임 소연에 참석해 방명록에 남긴 글귀다. 추 전 의원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이들의 만남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분당이후 3년여만이다. 새정치국민회의 입당동지로 정치적 출발점을 같았지만, 민주당 분당, 뒤어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등 일련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먼 길을 돌아 이들은 이제 또 다시 같은 정치적 출발점에 나란히 선 모습이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추 전 의원과는 정치입문 동기생으로, 함께 할 때는 늘 승리했고 행운이 있었다"면서 과거 추 전 의원과 함께 했던 시간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추 전 의원은 스스로 빛을 발하고 주변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줬다. 원칙과 소신으로, 선거가 아닌 다음 시대를 생각하는 정치인"이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정 전 의장은 이어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일, 이것이 추 전 의원이 2년동안 미국에서 준비해 온 것"이라면서 "통합의 리더십으로 추 전 의원이 희망의 등불이 되리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며 끊임없이 추 전 의원에 대한 '구애'의 눈길을 보냈다. 정 전 의장은 "2년동안 한반도 및 동북아문제를 공부하고 들어오니 딱 일이 터졌다"면서 "우리가 도전 앞에 서있는데 한반도 북핵 문제 해법을 위해 자주 만나서 배우겠다. 가르쳐달라"고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축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추 전 의원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라는 점에서 앞으로 큰 역할이 있으리라고 기대해 본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공개적인 '구애'(?)를 했다. 정 전 의장은 국내 정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준비가 덜돼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한 뒤, 북한 핵실험 문제를 염두한 듯 "희망한국을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화가 요구된다"면서 "평화가 흔들리면 모두 흔들리고 미래가 흔들린다"며 대북 문제에 있어 감정적 대응을 자제한 평화적 해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의원도 "새정치국민회의 입당동지로서 정치를 함께 한 정 전 의장이 취임행사에 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같은 (저에 대한)평가는 과분하다"고 화답했다. 

    추 전 의원은 특히 정치활동 재개를 묻는 질문에 "정치인의 역할은 국민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저도 자그나마 힘을 보태겠다"면서 조만간 정치활동 의사를 내보이면서 "밥 먹고 난 후 라면을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저도 그럴 줄 어떻게 압니까"라고 말했다. 추 전 의원은 그러면서 "원칙에 맞아야 한다. 국민들이 바라는게 깨진 유리조각을 본드로 붙이는게 아니라 펄펄끓는 용광로속에 뛰어 들어가라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 전 의장을 비롯 염동연 송영길 의원이 참석했으며 이종찬 전 국정원장, 민주당 배기운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추 전 의원을 뜨겁게 포용하면서 대표변호사 취임을 축하했다. 이외에도 고건 전 총리, 한화갑 민주당 대표, 김한길 열린당 원내대표, 정몽준 의원, 민주당 신중식 의원 등이 화환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