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언론. 그렇다면 언론이 바라본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깨끗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수구보수를 탈피한 개혁적 자세를 지녔으며 탄핵역풍에서 한나라당을 구했다. 하지만 박정희의 딸이라는 한계를 지녔으며 리더십·결정력·콘텐츠가 부족하고 ‘측근 정치’를 한다.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소신 있는 결정으로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관리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무모하고 독단적이며 공사구분이 없는 권위주의적 발상을 지녔으며 정직성과 도덕성이 결여돼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지난 2004년 3월부터 2006년 5·31지방선거전까지 2년 2개월 동안 조선·중앙·동아·한국·문화일보, 한겨레 6개 중앙지에 실린 사설·칼럼을 분석한 결과 나타난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장·단점이다.

    ‘이미지 좋은’ 박근혜, 박정희 후광 벗어나 정면 승부하라

    2년 3개월 동안 한나라당을 진두지휘하다 16일 ‘국회의원’으로 돌아간 박 대표는 ‘이미지’가 정치자산목록 1호, 장점으로 꼽혔다. “단아한 모습은 ‘청결과 청순’의 이미지, 부패와 어울리지 않는 ‘깨끗함’이 새로운 시대의 이미지·감성 정치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민주화시대에 정당 대표가 되고 동시에 여성이라는 점에서 “한국정치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이어 “국가보안법 개정 의사를 밝히고 6·15공동선언과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평가를 하는 등 한나라당을 냉전 수구적 모습으로부터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박풍(朴風)’으로 탄핵바람을 누른 것도 박 대표의 장점이다. “탄핵 역풍 속에 풍비박산난 당을 추스른 박 대표의 카리스마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줬다”는 평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은 박 대표에게 단점으로도 작용했다. “아버지의 빛, 아버지의 그늘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박 대표의 한계이고 한나라당 한계”라는 지적이다. 또한 “군부독재시대의 어두운 유산”인 정수장학회도 박 대표에겐 약점이다.

    ‘계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 박 대표가 ‘측근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여의도연구소 소장에 김기춘 의원을 임명한 것, 최장수 대변인이었던 전여옥 의원에 대한 ‘옹호’ 등을 지적, “소금과 같은 짠맛을 잃어버리면 존재 이유가 없는 야당 대표가 측근들이 던져주는 ‘자폭주(自爆酒)에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표 기간 내내 지적됐던 리더십·결정력·콘텐츠 부족도 박 대표의 단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언론은 박 대표에게 “박정희 딸이라는 후광을 탈피해 정치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를 정리하라. 정면으로 승부하라”고 충고했다.

    ‘프로 일꾼 불도저’ 이명박, 공과 사 구분해야

    박 대표와 한나라당 대선주자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 시장은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 청계천 복원 공사 등의 “과감한 정책 추진”이 장점으로 꼽혔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박 대표와 정반대인 ‘불도저 이미지’가 이 시장의 장점으로 “대선 예비주자들 중에서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 ‘프로일꾼’의 이미지를 지녔다”는 평이다.

    “승부사 기질”로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린다는 칭찬도 나왔다. ‘청계천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공한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청계천 복원 사업도 처음에는 주변상인들의 반발에 서울시 관리들이 ‘불가’입장을 내렸지만 이 시장의 ‘소신 있는 결정’으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도 탁월하다고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이 또한 단점으로도 꼽혔다. “무모하고 독단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혀 들을 생각을 하지 않고 독불장군식 밀어붙이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시장은 ‘서울시 봉헌’ 발언, 히딩크 감독과의 사진촬영 등으로 “공사 구분 없는 권위주의적 발상”을 지녔다고 지적받았다. “서울시가 21세기에 마치 왕조시대의 왕 모시듯 시장을 모시고 있고 이 시장이 일하는 방식의 특징은 민주적 절차 무시”라는 비판도 나왔다.

    ‘테니스 논란’은 이 시장이 “특권의식에 젖어 특혜를 누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공직윤리가 결여 됐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왔다. “공짜 테니스 파문은 공직자의 특권 의식이 여전함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 판단력 부재 현상의 장기화는 ‘시장이니까’하는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잘못을 비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장이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공과 사를 구분하는 인식을 갖추는 것으로부터 대권의 꿈을 시작해야 하며 지금부터라도 ‘공’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훈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