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세제 등 정책 기조 수정 여부를 놓고 당·청간 갈등이 폭발 일보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또다시 불을 지르고 나섰다. 당장 네티즌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개혁피로증’을 언급하며 개혁노선에 대한 비난이 공식적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변화없는 사회는 침체되고 낙오된다. 변화는 개혁을 통해 이뤄지지만 저항없는 개혁은 없다”며 “부동산 교육 개혁과 관련해 교조적 논리로 정부 정책을 흔드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 정책 기조 수정 여부를 놓고 당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참패이후 위기 수습에 나선 김근태 의장 체제의 열린당의 ‘우향우’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인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일종의 경고로까지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를 놓고 14일 한 유명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는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디…” “자기 개혁을 좀 해라”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만” “북에 가서 정치해라”는 등 네티즌의 격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지금 누가 누굴 보고 교조주의라는 건지…, 국민보고 되레 교조주의 운운하니 기가 막힌다”면서 “국민의 생활을 살찌우는 참된 개혁에 어느 누가 피로를 느끼겠느냐. 개혁이랍시고 앞뒤 안 가리고 세금부터 중산층에 철컥 퍼붓기나 하고 문제의 본질은 피해가니 그런 것 아니냐”면서 발끈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통령께서 생각하기에 올바른 일이고 논리·이론적으로 방향이 맞다하더라도 그것이 모두 선이 아니다”면서 “국민들의 정서와 환경에 대한 검토를 고려해야 하는데 대통령은 그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을 노무현 상자에 넣으려는 자세를, 그것을 개혁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제는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 그 개혁이라는 게 서민들의 피 빨아 먹는 것이라면 이제 그만 해달라”고 ‘간청’(?) 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경제 개판쳐서 다같이 못살고 지지리 궁상 떠는게 개혁이란 말이냐. 무능한 대통령 뽑은 게 천추의 한”이라고 했다. 또 한 네티즌은 “정말 가관이다. 이번 선거를 놓고 말하자면 그저 현 정부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지금의 국민의 뜻을 보여주기 위해 뭉친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현 정부는 전혀 달라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자신의 길이 옳다는 식으로, 피해없는 개혁은 없다는 식으로 밀고 나가려고 하는걸 보니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아이디 ‘yshwn’는 “노무현 당신이 바로 개혁저항세력”이라고 했으며, ‘sdy5847’는 “또 오기와 아집의 정수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을 세워야지…, 능력 없으면 하야하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젠 더 이상 노무현식 피곤한 리더십을 필요없다”면서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기만 하는 사람은 개혁의 불씨는 될 수 있어도 개혁을 완성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개혁 운운 자격이 없다는 충고다.

    한편, 열린당은 일단 14일 비상대책위원 워크숍을 통해 정책 노선 수정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한 뒤 본격적인 당·정·청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청간의 일대 결전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자칫 당·청간의 험로에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