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지지율 격차가 너무 나는데…?”(열린우리당 중진 의원)
    “걱정마십시오. 지금 오세훈 여자 문제를 캐고 있습니다”(열린당 초선 의원)

    열린우리당이 코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와 관련,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전 의원의 여자 문제에 대한 '모종의 단서'를 잡고 현재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주 경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관련자 진술과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금실 후보의 열세에 고심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이처럼 '네거티브'로 선거전략을 수정할 조짐이어서 선거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또 네거티브 공세를 펼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은 만큼 실제 발표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정가 일각에서는 열린당이 특별한 사안이 없는데도 마치 뭔가 있는 것처럼 소문을 흘려 오세훈 후보에 데미지를 가하는 '저급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열린당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최근 뉴데일리와 만나 당 중진 의원과 당내 정동영 의장의 핵심 측근인 초선 의원과의 이런 대화 내용을 전하면서 “빠르면 내주 쯤 오세훈 후보의 여자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조사 내용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한길 원내대표의 ‘경악할 만한 비리’ 발언으로 역풍이 초래됐던 점을 의식한 듯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의원은 정 의장의 핵심 측근으로 그간 당내에서도 지방선거와 관련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던 만큼 신뢰측면에서는 의심치 않는다”는 당내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정가에서 한나라당 오 후보에 대한 여성 편력이 루머로 난무하고 있는 상황도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선 한 배경이지만 오 후보가 정책과 전반적인 서울시정 운영 능력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만큼, ‘깨끗하다’는 오 후보의 이미지만 분쇄한다면 현재 열세 상황인 서울시장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이미지’를 떠나 정책과 경륜 대결에선 강금실 후보가 앞서있다는 것이다. 

    열린당은 지난 2일 자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한 직후부터 일주일간의 상황 변화에 사활을 걸고 나선 모양새를 보여왔었다. 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20%P 정도로 벌어진 현재의 추세가 일주일 기간내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면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선거와 맞물려 돌아가는 만큼 그간의 판세 변화에 촉각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따라서 강 후보 지지율 올리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 하에 ‘오 후보의 지지율 내리기’ 이른바 ‘네가티브’ 선거전을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 분위기 ‘반전 카드’로 꺼내든 셈이다.

    실제 “네가티브 선거전을 치르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강금실 후보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열린당 우상호 대변인이 5일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면서 오 후보가 과거에 한 발언 등을 문제삼아 오 후보를 비판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우 대변인은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 ’오세훈 후보의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내용을 통해 오 후보에게 ▲`환경론자인가, `성장론자인가' ▲`보안사 근무, 시대정신의 망각인가' ▲`민변경력, 액세서리인가, 짐인가' ▲`정치적 정체성, 민주당이냐, 한나라당이냐‘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면서 "오 후보는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무소신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치 않는 현 판세를 감안할 때 공격전으로 나가 판을 뒤흔들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당장 당 안팎에서 좀처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고육책‘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네가티브 선거전에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기간당원은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을 통해 “긍정의 힘에 집중하라. 상대당이 성추행이건 돈을 받던 신경끄시고 원칙과 상식을 지키며 꿋꿋히 가는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 시선을 집중토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네가티브 선거전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현 지도부의 네가티브 모습이 단기적 지자체 선거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열린우리당의 지지에 도움이 될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장년 보수층의 지지을 얻고자 구정치의 행태를 이용한다면 그로인한 젊은 층 지지기반의 악화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하여도 추후 명분을 잃은 우리당에 긍정적이지 못한 이미지로 더 큰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