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건 전 국무총리는 열린우리당 초선의원들의 '대권욕에만 천착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에 대한 비난에 말그대로 '무시'했다.

    고 전 총리측 핵심관계자는 1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열린당 주장과 관련해 바로 보고를 했지만, 전혀 그에 대한 얘기가 없었다"며 "대신 저녁에 고 전 총리가 미니홈피를 통해 지방선거에 참여하지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직접 올려 재차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식대응할 필요조차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고 전 총리의 이같은 반응은 지난 12일 정동영 의장과의 회동에서 '지방선거에 관여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열린당의 선거연대 제의를 거절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두고 초선의원들이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비난하고 나선 것은 지나치지않느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와달라며 '러브콜'을 남발하던 열린당이 거절당하자마자 돌아서서 바로 성명서를 통해 '대권욕에만 천착하는 사람' '무임승차' 등의 표현으로 인격까지 깎아 내리는 모양새가 정치도의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고 전 총리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그동안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통합을 주장했던 것은 지방선거 차원이 아니라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폭넓은 연대를 통해 시급한 민생경제의 회복과 국가적 현안 과제, 그리고 나라의 미래전략을 함께 모색하고 협력하자는 것이었다"며 열린당의 비난에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고 전 총리는 '지방선거에 대한 기본 입장'이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지방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재차 설명해, 마치 '말귀 못알아 듣는' 열린당 의원들을 향해 '다시 제대로 읽어보고 내 뜻을 이해해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고 전 총리는 이어 "창조적 실용주의의 가치와 생각을 공유하는 분들과 연대해 나갈 것이며, 이를 확산시키는 노력을 펼쳐나가겠다"며 "이번 지방선거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매니페스토운동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열린당의 주장에 강력 비난을 쏟아냈다. 네티즌 '최은실'은 "무임승차니 대권욕 천착이니 하며 별별 황당무계하고 가당찮은 말들을 쏟아냈더라"며 "차라리 정 의장이 고 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열린당에 협조안하면 재미없을 줄 알라'고 겁박했어야 진솔한 거 아니냐"고 반발했다. 그는 또 '졸렬한 열린당, 비겁한 정동영'이라고 표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이겨야 정치발전한다는 열린당식 독선을 버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현미 노영민 박영선 양승조 이상경 등 열린당 초선 의원 30여명은 15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5·31 지방선거의 역사적 과제를 외면한 채, 자신의 대권욕에만 천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어떤 연대도 통합도 있을 수 없음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며 "무임승차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 전 총리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