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인권단체인 '5월 광장의 어머니들'과 관련된 부패 스캔들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인권운동의 상징적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1일 아르헨티나 인권운동의 아이콘으로 불려온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꼬리를 무는 부패 의혹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의 지도자인 에베 데 보나피니(82·여)의 최측근이자 양자로 알려진 세르히오 쇼클렌데르와 파블로 쇼클렌데르 형제는 서민주택 건설을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금 3억 달러(약 3천201억원) 가운데 일부를 유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유용한 공금으로 수입 자동차와 요트, 부동산 등을 사들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쇼클렌데르 형제는 이 밖에도 편법 재산증식과 돈세탁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검찰은 이미 이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야당 의원들은 최근 차베스 대통령이 최소한 100만 달러를 '5월 광장의 어머니들'에 보냈으며, 이 돈은 단체의 이름을 딴 대학에 '볼리바르 혁명 사상' 강좌를 개설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의원들은 차베스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할 때마다 보나피니 회장을 만났고, 보나피니 회장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수차례 오갔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패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의 존재 가치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는 이 단체가 군사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의 실종자 찾기라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이권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정치조직화한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인권단체의 순수성을 훼손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일부 인사의 부패 스캔들 때문에 이 단체의 존재 의미까지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갖는 의미는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다.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은 군정 시절의 실종자 가족들로 이루어진 단체로 1977년 4월 탄생했으며,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과 부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부부 대통령의 지지 기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