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김책공대도 1000달러, 지방의대 500달러 OK!20~30%만 응시자격...사전 문제유출에 채점 비리도
  • 북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학입학 지망자들은 시험을 치뤄야 한다. 데일리NK는 17일 북한의 대입시험 모습을 소개했다.
    북한의 대입시험은 과거 한국의 '예비고사-본고사'와 같이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뤄지는 예비시험을 먼저 치른다.

  • 북한에서 명문 취급을 받는 김책공대.ⓒ자료사진
    ▲ 북한에서 명문 취급을 받는 김책공대.ⓒ자료사진

    한의 대학 입시는 대상에 따라 년 2회 치른다. 11월에 열리는 예비시험은 주로 중학교 6학년 졸업생들이 응시한다. 이 시험은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시험으로 여기서 합격해야 개별 대학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는다.  
    각 시·군 인민위원회 교육과에서 각 중학교별로 대학입시 인원을 배정해준다. 도시학교인 경우 졸업생의 약 30%, 농촌 학교들은 졸업생의 20% 정도가 입시 대상에 들어간다.
    각 중학교 마다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는 대학들도 미리 정해지는데, 도시 학생들의 경우 평양 및 대도시에 위치한 이른바 '중앙대학'에 응시할 자격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농촌 학생들은 주로 지방대학 쪽으로 배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비시험을 통과한 중학생들은 2월말부터 3월초까지 각 대학별 시험을 치룬다. 보통 김일성종합대학은 가장 먼저 시험을 시작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3월초까지 시험 날짜를 잡는다. 북한에서는 복수지원이나 재수 같은 것은 없다. 학생들은 오직 1개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으며, 그 대학 시험에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제대군인, 현직군인, 공장 기업소에서 일하다 대학입학 추천을 받은 사람들은 예비시험이 없다. 이들은 전년 7월에 대학별 입학시험에 응시하는데 여기서 합격하면 6개월 정도 그 대학의 '예비과'에 다닌다. 대학별 입학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추천장'은 소속 단위 당 간부들이 써주는데, 출신성분이 좋아야 하고 평소에 당과 지도자에 대한 충실성을 입증한 사람들만 추천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북한 사회가 만성적인 경제난에 허우적거리게 되면서 북한 대학 입학 문화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출신성분이나 실력보다 돈과 배경이 우선시 된다.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학생이거나 노동신문에 등장할 정도의 '영웅'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수험생들이 돈과 권력의 그늘을 피할 수 없다.

    입시생들의 대학입학을 최종 결정하는 단위는 각 대학 '간부부'다. 입시를 앞두고 각 대학 학장과 당비서, 간부부에는 입시청탁성 전화가 빗발치며, 돈과 뇌물을 준비한 학부모들의 행렬이 꼬리를 잇는다.
    자녀들의 대학입학을 위해 부모들이 쓰는 돈은 대학의 급수에 따라 다르다. 평안북도에서 인정받고 경공업대학이나 의과대학의 경우 400~500달러가 있어야 하며, 이보다 한 급 낮게 평가받는 농업대학과 사범대학 등은 200~300달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북한 내부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대학, 김형직사범대학, 평양외국어대학 등은 1000달러를 웃돌기도 한다. 중앙대학들은 중앙·도급 간부나 군대 고위 장교, 외화벌이 일꾼들의 자식들이 유독 몰리므로 해마다 뇌물비용도 경쟁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험을 치를 때 채점을 맡은 담당자와 입시생 간에 '암거래'가 이들의 주된 부정행위인데, 입시생은 미리 수험번호를 담당자에게 알려고 채점과정에서 성적을 부풀려 받는다. 일부 담당자는 시험 직전 문제를 알려주고 입시생이 미리 시험문제를 준비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