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부님들 무서워서 성당에 못 들어가요” “이 묵주 던져버리고 갈꺼예요” 

  • ▲ 31일 명동성당을 찾은 천주교 신자 박수자(71)씨는 '천주교 사제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 31일 명동성당을 찾은 천주교 신자 박수자(71)씨는 '천주교 사제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묵주를 던지겠다"고 말하고 있다.  ⓒ 뉴데일리

    31일 명동성당 앞을 지나던 천주교 신자 박수자(71)씨는 4대강 반대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는 신부님들을 보여 이같이 말했다.

    그녀는 얼마 전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로 분홍빛 묵주를 걸고 명동 성당을 찾았다가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박 씨는 “성스러운 성당 앞에서 왜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문제에 이같이 거리에 나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종교인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이렇게 시위를 벌이는 신부님들을 보니 너무 무서워서 성당에 들어가지 못 하겠다” “신부님들이 빨리 종교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었다.

    이날은 천주교 사제들이 지난 24일부터 8박 9일 동안 진행한 거리 집회 해단식을 갖는 날이었다. 31일 오후 3시 사제들이 해단식을 벌이는 시각, 그 앞에서는 전국환경단체협의회와 4대강 지역주민들이 ‘천주교 사제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당 앞에서 서성이던 박 씨는 “시위를 뚫고 성당에 들어가느니 신부님들의 4대강 선거악용 규탄에 동참하겠다”며 “집회가 끝나고 나면 이 묵주를 던지고 가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명동성당을 찾은 시민들도 “신부님들이 거리집회를 벌이고 있어 들어갈 수가 없다”며 “지나친 정치개입은 보기에 좋지 않다”며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