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연설 도중 도저히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어 퇴장했다"秋 "북핵과 미사일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토론 가로막고 있다"
  • ▲ 바른정당 하태경·정운천 최고위원이 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도중 북한을 향한 대화 구걸이 계속되자 참다참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뒷줄에 앉아있던 김무성 의원은 먼저 퇴장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하태경·정운천 최고위원이 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도중 북한을 향한 대화 구걸이 계속되자 참다참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뒷줄에 앉아있던 김무성 의원은 먼저 퇴장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북한의 수소폭탄 의심 핵실험 와중에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북한과 대화하자"는 말을 열두 번이나 반복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여진(餘震)이 계속되고 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미애 대표의) 연설 도중 도저히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퇴장했다"며 "예의가 아닌 줄은 알지만, 예의를 찾기에는 너무나 (국민에 대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전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작된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남북대화의 채널을 가동시키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대북 특사 파견을 주장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튿날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 추미애 대표는 "제재"라는 단어를 마지못해 한 차례 언급한 반면 "대화"라는 단어는 12번이나 반복해서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추미애 대표는 잇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 주변 안보 정세를 위기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을 가리켜 "부모 세대와 달리 개방적"이라며 "신세대적 사고와 각성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태도 변화를 보여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 모두를 아연실색케 했다.

    이에 당시 본회의장에 착석해 있던 바른정당 의원들은 술렁이며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그럼에도 추미애 대표가 "대화"만 반복재생하자, 마침내 바른정당 의원들은 "장난하느냐"며 연설 도중 본회의장에서 퇴장해버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을 가리켜 "국가안보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여당 대표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기는커녕 책임을 야당에 미루며 북한에 구애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규탄이라는 단어를 딱 한 번 사용한 다음에 대화를 12번이나 사용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적폐청산"이라며 "(추미애 대표의) 이런 게 적폐고, 시간이 지나면 또 청산해야 할 적폐가 될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설 중 퇴장하지까지는 않았던 국민의당도 추미애 대표의 연설과 비정상적 현실 인식을 향한 비판 대열에는 동참했다.

  •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전날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준렬히 꾸짖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순서를 보이콧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전날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준렬히 꾸짖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순서를 보이콧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육군 장성 출신의 안보 전문가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대화'를 12번이나 언급했는데, 여전히 대화가 필요하다는 정부·여당의 상황인식이 경악스럽다"며 "5000만 국민이 핵의 인질이 된 상황에서, 정부와 야당은 (북한과의) 대화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북한의) '레짐체인지'가 아니라, 안보의 주도권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게임체인지' 상황이 코앞"이라며 "안보 위기 상황에서 엇박자를 내온 한미 공조체계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원내2당인 자유한국당은 원내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본래 이날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진행하기로 돼 있었지만, 문재인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맞서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을 계속하는 중이라 대표연설도 거부했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거부에는 전날 추미애 대표가 하지 않는 것만도 못했던 연설을 함으로써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을 더럽힌 것에 대한 힐책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미애 대표의 전날 연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어제(4일) 여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비현실적인 대화 구걸을 하는 것을 보고 참담했다"며 "여당 대표라는 분이 김정은을 무슨 '신세대'라고까지 부르면서 '대화'를 12번 반복하는 어처구니 없는 공상적 대북관을 드러냈다"고 준렬히 꾸짖었다.

    그러면서 "나는 원래 오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기로 돼 있지만, 우리 당의 입장을 국민께 생중계로 알릴 수 있는 기회까지 포기한다"며 "그만큼 문재인정부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내의 한계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이렇듯 자신의 전날 교섭단체대표연설에 국민과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북핵과 미사일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토론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