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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사내용 닉슨이 감격한 대전략가 이승만
1953년 가을 닉슨이 서울에 도착했을 때 그는 李承晩 대통령에게 보내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親書를 갖고 있었다. 닉슨을 만난 駐韓 미국 대사 엘리스 브릭스는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비슷한 불안을 품고 있었다. 휴전에 반대해온 李承晩 대통령이 북한군을 독단으로 공격하여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일지 모른다는 불안이었다. 李 대통령은 자신이 그런 공격을 해놓으면 미국은 한국을 돕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誤判하고 있을지 모른다. 닉슨은 브릭스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대사관에서 만났다. 특별 협상팀을 이끌고 있던 아서 딘은 닉슨이 이승만에게 전달할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한 것을 알고 말했다. 그는 李承晩 대통령을 매우 존경하고 있었다. “李 대통령의 이빨을 뽑고 그로부터 무기를 빼앗아버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는 위대한 지도자입니다. 우리의 친구들이 거의가 상황이 좋을 때만 친구인 척하는 데 반해 李 대통령은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진정한 친구입니다.” 닉슨은 “나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대표할 뿐 아니라 한국의 친구로서 활동한 오랜 기록을 가진 사람이다”고 말했다. 李承晩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하는 닉슨을 凝視(응시)하였다. 닉슨은 아이젠하워의 친서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건네주었다. 李 대통령은 그 편지 봉투를 조심스럽게 만졌다. 그는 천천히, 계산된 행동을 하듯이 봉투를 열고 편지를 꺼냈다. 그는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위엄 있고 정확한 발음이었다. 이 親書에서 아이젠하워는 한국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뒤 李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李 박사는 편지를 무릎 위에 놓고 한 참 내려다보았다. 그가 얼굴을 들었을 때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는 “아주 좋은 편지입니다”라고 했다. 李 대통령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친서 내용과는 다른 話題로 옮겨갔다. 일본문제, 아시아-태평양 정세의 미래를 이야기하더니 미국정부가 對韓원조를 해주는 방식을 비판했다. 닉슨은 話題를 다시 親書쪽으로 돌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요청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나도 귀하에게 솔직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받은 도움에 대해서, 그리고 아이젠하워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서 나는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관계로 해서 나는 미국의 정책과 맞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나는 노예상태의 북한동포들을 해방하기 위하여 평화적 방법으로, 그러나 필요하다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통일을 성취하는 것이 한국인의 지도자로서 나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잠시 멈추더니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미국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심초사하는 것을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한반도를 분단된 채로 남겨놓은 상태의 평화는 불가피하게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 전쟁은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파괴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런 평화에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李 대통령은 닉슨을 향하여 몸을 숙이더니 말했다. “내가 일방적인 행동을 취하기 전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미리 알려드릴 것임을 약속합니다.” 닉슨 부통령은 이 정도의 약속으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상호합의하지 않고선 어떤 (도발적) 행동도 한국이 단독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헤어졌다. 미국 대사관에 돌아온 닉슨은 대화내용을 자세히 기록했다. 그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닉슨은 자신의 침묵이나 무능으로 하여 李承晩 대통령이 오해를 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미국 정부가, 李 대통령이 한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이해시켜야만 한다. 李承晩 대통령은 닉슨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닉슨 부통령을 통하여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설득하여 한반도의 이 문제를 끝장내게 할 수 있을 것이다”는 말을 했다. 이것도 닉슨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닉슨은 李承晩 대통령을 다시 만났다. 李 대통령은 지난 밤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보고를 받은 듯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대통령은 두 사람만 남게 되자 두 페이지짜리 종이를 꺼내서 펼쳤다. 그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내가 직접 타이프를 쳤다”고 말했다. 李 대통령이 말했다. 李承晩 대통령은 메모한 두 페이지짜리 종이를 닉슨에게 건네면서 “보고용으로 이를 이용해도 좋습니다”라고 했다. 그 메모엔 이승만 대통령이 필기한 한 구절이 첨가되어 있었다. <너무 많은 신문들이 이승만이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한다. 그런 인상을 주는 것은 우리의 선전방침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닉슨은 퇴임후에 쓴 <나는 한국인의 용기와 인내심, 그리고 李承晩의 힘과 지혜에 깊은 감동을 받고 떠났다. 나는 李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를 상대할 때는 ‘예측불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통찰력 있는 충고를 한 데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그 후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배움에 따라서 그 노인의 현명함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회고록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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