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매우 심각한 수준, 국제사회 신속한 공동대응 필요…소두증도 위험” 평가
  • ▲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 '국제보건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 현재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쳐
    ▲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 '국제보건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 현재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쳐

    ‘소두증’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긴급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회의 이후 WHO는 기자회견을 갖고 “지카 바이러스 확산은 국제보건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자회견에 나온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집트 숲모기가 전파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고 해도, 그 연관성이나 상황의 위험도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여행, 교역 금지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신속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브라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국제보건비상사태까지 선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신생아의 ‘소두증’ 등 심각한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데이비드 헤이만 WHO 긴급위원회 위원장도 “신경마비 증세 등이 지카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는 것인지 아직까지는 증명이 어렵지만, 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관련 대응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WHO만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게 아니다. 2015년 5월 이후 최근까지 2,700여 명의 ‘소두증’ 신생아가 발견된 브라질에서는 정부가 임산부들에게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관람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자크 웨그너스 브라질 국방부 장관은 WHO의 ‘국제보건비상사태’ 선포 소식을 전하며, “임산부들의 위험이 커서 안 된다”며 올림픽 관람 자제를 권고했다.

    ‘소두증’ 신생아가 급증한 브라질과 WHO 등이 이처럼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2014년 3월 서아프리카 일대에서 퍼진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WHO는 물론 세계 강대국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주변국으로 퍼지는 상황임에도 선진국에서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때문에 신속한 국제적 공동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1만 1,000여 명 이상이 숨졌고, 의료진들도 다수 전염되는 위기 상황을 맞았었다.

    WHO와 브라질 등 열대지방 국가들은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발생 위험은 낮다고 해도 해외여행을 한 경험이 없는 인도네시아 남성 환자가 발견되는 등 곳곳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은 북반구 지역이 겨울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지역이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