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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현대, LG…한국엔 더 많은 대기업이 필요하다
    세계서 인정 글로벌 대기업…일본·독일에 비해 크게 적어

    최승노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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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이 도전하고 미래산업에 투자하여 나라 경제를 이끌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 그 주인공은 기업이다. 기업은 혼자 또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화합, 단결, 협력을 위해 조직한 경쟁 단위다. 우리나라에는 기업의 수많은 성공신화가 있고 그 정점에 삼성이 있다. 기업을 올바로 이해하는 일은 개인이나 사회에 중요하다 올바른 기업관이 개인과 기업, 사회가 성공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저서에 담았다. 저서는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 여덟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선택권과 재산권을 존중하며 개인이 잘살아야 나라가 발전한다고 믿는 시장론자이며, 낙관주의자이다. 자유경제원에서 강연, 집필 활동을 통해 자유주의를 널리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저서를 통해 자본주의의 꽃은 기업이며, 정부는 기존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경쟁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 고견을 들려준다. 미디어펜은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 10권 완간을 기리며 7권부터 8권까지 각 권 당 2편씩 게재한다. 아래 글은 8권 『자본주의의 꽃, 기업』에서 발췌했다. [편집자주]

    대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잘사는 나라에는 대기업이 많다. <포춘>지가 매년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수를 보면, 2013년 500대 기업 가운데 미국은 128개로 대기업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혔다. 그 다음으로 중국 95개, 일본 57개, 프랑스 31개, 독일 28개, 영국 28개 순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과 일본의 대기업 수 변동이다. 중국은 1997년 3개에서 2008년 29개, 2009년 37개로 크게 늘었다. 반면 일본은 오랫동안 제로 성장에 머물다 보니 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대기업 수가 1997년 126개에서 2009년 68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국가경제 발전에 따라 대기업 수도 함께 변동한다는 뜻이다. 즉 한 나라의 경제가 부흥하고 발전하면 대기업 수도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즉 대기업은 경제올림픽의 금메달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대기업 수가 1997년 13개에서 2009년 14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 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대기업 수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다. 인구 1만 명당 대기업(종업원 수 500명 이상 기준) 수는 0.07개에 불과하다. 일본 0.14개와 독일 0.21개와 비교해서 현저히 적은 수다. 그 대신 중소기업의 수는 터무니없이 많다.

       

  • ▲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브라질 축구 신성 ‘네이마르’의 버스 탑승 장면이 대거 언론에 소개됨으로써, 그가 탄 버스 옆면의 문구 ‘KIA MOTORS’ 기아자동차 로고가 브라질 전역에 노출되었다. 브라질 국민 2억명에게 기아자동차가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은 기아자동차의 신차 K5 SX 발표회. /사진=미디어펜
    ▲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브라질 축구 신성 ‘네이마르’의 버스 탑승 장면이 대거 언론에 소개됨으로써, 그가 탄 버스 옆면의 문구 ‘KIA MOTORS’ 기아자동차 로고가 브라질 전역에 노출되었다. 브라질 국민 2억명에게 기아자동차가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은 기아자동차의 신차 K5 SX 발표회. /사진=미디어펜

     
    왜 그럴까? 평등주의 정서가 만연하게 되면 반기업 정서, 반자본주의 정서가 퍼진다. 자연히 작은 기업이 존경과 칭찬의 대상이 되고, 대기업은 질시와 견제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사회적 자본과 정책이 작은 기업에 집중되고, 대기업에는 차별적 규제가 집중된다. 이처럼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과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회는 정체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그렇다.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지 못하도록 사회 환경과 제도가 가로막고 있는 꼴이다. 한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를 실현한 나라도 많지 않다. 단적으로 영국과 미국의 예를 들어 보자.

    영국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세계 최강의 경제 강국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일으키며 기업들이 대거 출현했고, 이들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 하지만 영국의 경제는 성장을 멈추고 정체에 빠져들었다. 그 이유는 영국 기업가들이 기업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키우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업원 수가 300~400명만 되어도 기업을 더 성장시키기보다 현상 유지에 만족했다.

        

  • ▲ ▲ 상파울루의 관문 과룰류스 공항에서 코린치앙스 경기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5를 홍보하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브라질에서 2명 중 1명은 삼성 휴대폰을 사용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강남사옥. /사진=미디어펜
    ▲ ▲ 상파울루의 관문 과룰류스 공항에서 코린치앙스 경기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5를 홍보하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브라질에서 2명 중 1명은 삼성 휴대폰을 사용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강남사옥. /사진=미디어펜


    하지만 영국에 이어 산업혁명을 이룬 미국의 경우는 달랐다. 미국 기업가들은 적당히 안주하지 않았다. 종업원 수를 수천, 수만 명으로 늘려가며 기업 규모를 키웠고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나갔다. 그 덕분에 미국에서는 세계적인 대기업, 세계적인 대부호가 출현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록펠러의 정유기업, 카네기의 철강기업, 밴더빌트의 철도기업이 있다. 하지만 영국에는 미국의 록펠러, 카네기, 밴더빌트에 비견되는 위대한 기업가가 있는가?

    이처럼 영국과 미국의 서로 다른 기업 정서는 결과적으로 경제력의 차이를 만들었다. 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이처럼 기업과 기업가에게 우호적인 사회 환경과 제도, 친시장적이고 기업친화적인 정서 덕분이다.

    과거에는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기업천하지대본’인 시대다. 경제전쟁의 최전방은 기업이 지켜야 한다. 시장 규모가 국경을 넘어 커지고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치열한 경제전쟁을 이겨내야 하는 주체가 바로 기업이다.

    평등주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매우 악한 존재다. 마치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정의롭지 못한 존재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번창하게 만든 주역은 언제나 기업이었다. 영국 미국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기업과 기업가를 아끼는 나라는 늘 번성한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성장은 대기업 창출의 역사였다. 앞으로도 대기업을 더 만들어내야 우리 사회는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풍요로운 나라가 될 수 있다. 5000만 명의 인구가 잘살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기업 브랜드 가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였다. 브라질 축구의 신성 ‘네이마르’가 대표팀 숙소를 나와 버스에 올랐다. 그가 탄 버스 옆면에는 ‘KIA MOTORS’라는 문구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당시 브라질 유력 스포츠 채널들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열띤 취재 경쟁을 펼치며 대표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로 보도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기아자동차 로고가 브라질 전역에 노출되었다. 축구라면 죽고 못 사는 브라질 국민 2억명에게 기아자동차가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 ▲ 현대-기아 자동차 사옥
    ▲ 현대-기아 자동차 사옥

     
    이뿐만이 아니었다. 상파울루의 관문 과룰류스 공항에서 코린치앙스 경기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5를 홍보하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G2와 삼성전자 TV와 세탁기, 현대자동차의 현지 고유모델을 알리는 광고판 역시 줄줄이 이어졌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광고만이 아니라 브라질 국민들 실생활에도 국내 대기업의 브랜드 파워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브라질에서 2명 중 1명은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LG전자는 가전시장에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품질과 인지도 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파워를 확장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며 해외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부를 창출하는 중심이며 우리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기구다. 기업은 사회적 여건과 경영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스스로를 탈바꿈하며 느 효율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애쓴다. 그래서 시대적 환경과 기술 변화 등에 따라 기업은 늘 변하게 마련이다. 어떤 시점에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기업은 그런 변화에 성공한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기업은 가장 효율적인 모습으로 진화한다. 우리 대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기업은 혁신의 주체이며, 부를 창출하는 주체이다. 기업은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가능케 한다. 기업은 저마다 새로운 생산방식을 만드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뛰어난 기업을 가진 사회는 모두 잘산다. 미국, 일본, 유럽, 신흥공업국은 오랜 전통의 기업,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기업,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이 존재하기에 경제성장과 풍요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은 단순히 기업 자체의 이미지 향상과 성장에만 기여하지 않는다. 대기업의 성공은 국가 이미지를 대표하며, 대기업의 활성화는 곧 국가 경제의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 ▲ ▲ 외국인에게 삼성, 현대, LG의 글로벌 브랜드는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 ‘IT 강국’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며 대한민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사진은 LG그룹 로고. /사진=미디어펜
    ▲ ▲ 외국인에게 삼성, 현대, LG의 글로벌 브랜드는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 ‘IT 강국’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며 대한민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사진은 LG그룹 로고. /사진=미디어펜



    태평양 전쟁 이후 일본을 생각해 보자. 당시 일본은 전범국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아시아 국가에게 미움을 받았다. 미국 역시 진주만 공습으로 일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일본이 이미지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까닭은 소니와 혼다 같은 글로벌 대기업 덕분이었다. 소니와 혼다는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휩쓸었는데, 오죽하면 “일본은 싫어도 소니와 혼다는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겠나. 이처럼 소니와 혼다는 세계 여러 국가가 일본에게 가진 나쁜 인상을 순화시키며 국가 이미지 제고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외국인 가운데에는 대한민국은 아예 모르거나 기껏해야 6.25전쟁 이후 최빈국 또는 동쪽 변방의 작은 나라쯤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이런 외국인에게 삼성, 현대, LG의 글로벌 브랜드는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 ‘IT 강국’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며 대한민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한국 드라마와 K-POP을 위시한 한류 열풍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과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며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듯,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 파워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며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대기업을 많이 보유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유익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다. 세계적인 대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어야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미디어펜 칼럼=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