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북 토크쇼' 논란으로 경찰에 고발된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14일 오후 3시 서울지방경찰청에 변호사와 함께 출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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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미 검찰출석, '종북' 외친 19세 고교생은 구속

    (취재=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지난 10일 전북 익산 신동성당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에 인화물질을 투척해 경찰에 연행된 오 모군(19세)에 대해 누리꾼들과 시민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누리꾼들은 오 군을 ‘오 열사(烈士)’ 또는 ‘오 의사(義士)’라고 칭하면서 자발적으로 성금을 걷는 한편, 일각에서는 법률적 지원을 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취업을 알선하거나 해외유학을 지원하겠다는 후원자도 나타나고 있다.

    전북 익산 모 공고 화공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오 군은 10일 저녁 익산 신동성당에서 ‘종북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바 ‘로켓캔디’라고 불리는 일종의 고체 로켓연료를 제조한 뒤 신동성당 내 토크콘서트 장소에 입장했다.

    토크콘서트가 중반을 지날 무렵, 오 군은 질문이 있다며 손을 들고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했다. 그러나 오 군은 질문은 주최측의 제지로 중간에 가로막혔다. 그러자 오 군은 인화물질이 담긴 냄비에 불을 붙여 연단으로 나아갔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이 오 군을 가로막으면서 인화물질이 바닥에 떨어졌고 화제가 일어났다. 불똥이 튀면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이재봉 원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 등이 1~2도의 화상을 입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바닥에 떨어진 인화물질은 강하게 타오르며 연기를 발생시켰고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오 군은 범행 직후 경찰에 압송되면서 “야 이 빨갱이 XX들아”라고 큰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오 군은 범행 전날, 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찬합통에 폭약을 담았다. 내일이 기대된다”, “드디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 “봉길(윤봉길) 센세(선생(先生)의 일본 발음)의 마음으로” 등의 댓글을 올리는 대범함도 보였다.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오 군은 경찰조사에서 “연기를 피워 행사를 방해하려 한 것일 뿐 사람을 다치게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오군이 범행에 앞서, 사람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인화물질을 미리 테스트 했고, 사용한 인화물질도 비교적 화력이 약한 ‘적색화약’이었다는 사실이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과 더불어 <뉴데일리> 취재결과, 오 군은 학교를 다니면서 불량한 행동을 보인 적 없는 모범학생이었다.

    오 군의 담임인 모 공고 A교사는 11일 <뉴데일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애들과 싸우거나 정치적 논쟁을 벌인 일도 없었고, 술이나 담배를 하는 등 불량한 모습을 보인적도 없다”며, “이틀 밤을 세워 코피가 나도록 공부해 환경기사자격증과 위험물취급관리사에 합격하기도 한 모범생이었다”고 설명했다,

    A교사에 따르면, 오 모군은 평소 진로문제나 신변비관 등의 고민을 보인 적이 없었고, 친구들이나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았다고 한다.

    이처럼 '종북콘서트'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오 군이, 평소 교사의 말을 잘 따르는 성실한 학생이었고, 처음부터 사람을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의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 군을 구명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팟캐스트 ‘신의 한수’를 방송하고 있는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는 12일 <뉴데일리>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오 군의 부모에게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모은 성금 1,3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군에 대한 기사를 접한 누리꾼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모금을 시작한 지 불과 이틀만에 모인 성금은 1,300만원을 넘어섰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 모임>(상임대표 이헌 변호사)은 익산 현지에서 오 군의 형사재판을 돕기 위한 변호사를 수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오 군의 취업을 알선하고, 해외유학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군의 행동을 [의거]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탈북민 출신으로 뮤지컬 ‘평양마리아’를 연출한 정성산 감독은 SNS를 통해, “북괴 김정은이가 이미 영웅칭호를 줬을지 모를 신은미와 황선에게, 정의의 이름으로 정의를 투척한 전북 익산의 오 모군 학생이여 부끄럽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공권력이 의무를 다하지 않으니 학생이 나선 것”이라며 오 군을 옹호했다.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도 “종북세력을 국가와 기성세대가 방치, 옹호하면 청년들 스스로 자력구제를 하는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오 군에 대해 “선처를 바라고 싶다”고 밝혔지만 이는 말로써만 끝날 공산이 커 보인다.

    토크콘서트 주최 측은 ‘오 군의 배후를 밝히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를 보인다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결국 14일 오 군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전부지법 군산지원은 경찰이 신청한 오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인 신은미는 같은날 검찰에 출석한다.

    경찰은 미국 시민권자인 신 씨에 대해 오는 20일까지 출국정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