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덕행 인정받은 사람에 복자(福者) 칭호 부여하는 시복, 광화문서 거행
  •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시복식을 집전하기에 앞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다 어린이의 볼에 축북의 키스를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시복식을 집전하기에 앞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다 어린이의 볼에 축북의 키스를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새누리당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에서 시복 미사를 집전한 것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사랑과 평화를 가득 채우게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 미사가 거행됐다"면서 "특히 교황이 순교자의 땅에서 직접 시복 미사를 거행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하니, 오늘 시복식이 더욱 큰 의미가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교황의 말씀은 우리 한국 교회가 초심을 잃고 물질과 세속에 경도돼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고, 4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한국 천주교가 다시 참된 예수 정신을 마음에 새기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식 강론에서 "오늘 순교자들을 기념해 경축하는 것은 한국 교회의 첫 순간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다"며 "여러분의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해 지켜가기를 당부한다"고 설파했다.

시복(諡福)이란 가톨릭에서 신앙과 덕행을 인정받은 사람들에게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의 칭호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교식 제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해, 자신의 믿음을 용기 있게 알리고 실천했던 조선시대 순교자 124명이 복자의 칭호를 받는 이번 시복식은 한국 천주교 역사의 크나큰 이정표로 꼽히고 있다. 

권은희 대변인은 시복식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 약 400여 명이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참사의 슬픔에 깊이 잠겨있는 유가족들에게 교황의 따뜻한 메시지와 진심어린 손길이 많은 위로와 치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주고 있는 파격적인 행보는 세월호 사고 등 잇따른 사건 사고로 상처받은 한국 사회에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되고 있다. 앞으로 남은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이 보여줄 모습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에 사랑과 포용, 겸손의 정신을 싹틔울 수 있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