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李 대통령의 설명을 요구한다!

    李 대통령의 對日 선제공격, 그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2008년과 왜 180도로 달라졌는지도 알고싶다. 이길 방도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趙甲濟    
     
      李 대통령이 독도(獨島)를 방문하고 천황을 향하여 감정까지 실어 직격탄을 날린 것은 일종의 선제공격이다. 전쟁에서 선제공격은 유리하지만 부담도 크다.
     
      선제공격을 한 쪽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비겨서도 안 된다. 지면 역적(逆賊)이 된다. 김일성은 6.25 때 선제공격을 하여 이기지 못하였으므로 민족반역자-전쟁범죄자가 된 것이다. 선제공격을 당한 쪽은 지지만 않으면 사실상 이긴 게 된다.
     
      李 대통령은 선제공격자로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비겨서도 안 된다. 李대통령의 대일(對日) 선제공격이 성공하려면 일본과 한국의 여론을 업어야 한다. 일본의 보통사람들이 반한(反韓)으로 돌면 일본 정부는 자신있게 李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다. 국내여론의 지지가 약해져도 李 대통령은 고립된다.
     
      지금은 여론이 그에게 유리한 듯하지만 오래 갈지는 알 수가 없다. 李 대통령은 두 가지 불리점이 있다. 임기말에 지지율이 20%를 밑돈다는 점이다. 일본이 외교적, 경제적 공세로 나오고 李 대통령이 '강경한 말' 이외에 다른 대응책을 내어놓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한국이 지는 게임을 한다는 게 확실해지면, 국내 여론은 '무모한 모험을 했다'는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궁금한 게 있다. 李 대통령은 대일(對日) 선제공격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급한 게 있었던가? 있었다면 그게 무엇인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2008년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 李 대통령은 천황의 방한(訪韓)을 희망하였고 한일(韓日) 관계가 독도 문제나 과거사에 얽매여선 안된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었다. 이번 조치는 과거의 자세와 180도 달라졌다.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은 알지 못한다. 그 사이 일본이 달라진 건 없는 듯한데, 왜 대통령이 그렇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李 대통령에게 설명을 요구한다!
     
      두번째 궁금증은 李 대통령의 대일(對日) 선제공격, 그 목표가 무엇인가이다. 일본으로부터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독도는 한국 땅이란 항복을 받겠다는 것인가? 종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국가적 책임이란 시인(是認)을 받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는 것인가? 일본 지도부의 진정한 반성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인가?
     
      상기(上記) 목적이라면 임기중에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혹시 다른 목적이 있는가? 임기말에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게 목적인가? 역시 이명박은 '애국자'였다는 역사적 평가가 필요한가? 국민들의 반일(反日)감정을 북돋우는 게 목적인가?
     
      대통령의 독도방문이나 천황 관련 발언은 애국이나 용기와는 무관하다. 前 대통령들이 독도를 방문하지 않고 천황에게 직격탄을 날리지 않은 것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국가적 득실(得失) 계산 때문이었다. 한국에선 일본을 욕한다고 잡아 갈 사람이 없다. 오히려 일본을 욕하지 않는 게 용기일 때가 있다.
     
      李 대통령의 對日 선제공격은 일본의 반격을 부를 것인데, 일본에 유리한 조건을 선물한 면이 있다. 일본 정부는 선제공격을 당한 입장에서 국민들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 할 것이다. 미국도 공세적인 한국 편을 들지 않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총선에서 한국 카드를 써 먹으려 할 것이다. 친한적(親韓的)인 천황에 대한 李 대통령의 직설적 발언이 보통 일본인을 화 나게 하였다면 이 또한 전략적 실수이다. 역사 문제에 관한 한 가장 친한적(親韓的)이던 아사히 신문이 李 대통령의 천황 관련 발언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불길한 징조이다. 일본의 좌파까지 반한적(反韓的)으로 돌면 韓日관계의 악화는 정치와 외교를 넘어 경제, 문화, 남북관계, 그리고 두 나라 국민감정으로까지 그 파장이 확산될 것이다.
     
      외교의 목적이 적대(敵對)나 고립일 순 없다. 외교는 이웃나라, 특히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유한 우호국가와는 친하게 지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일본과 적대(敵對)관계를 유지하는 게 외교의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북한식으로 국제적 고립의 자초가 목표이어서도 안 된다. 李 대통령의 對日 선제공격은 목표가 무엇인가? 한일 적대(敵對)관계인가, 우호관계인가. 북한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자유통일의 날이 다가오는 게 확실한데 韓日 관계를 적대적으로 만들어서 득을 볼 세력이 누구인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대통령의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李 대통령이 인기를 얻는 대가(代價)로 국가가 손해를 보아선 안 된다. 되풀이 되는 대통령의 교양도 품격도 없는 발언들이 한국인 전체의 무(無)교양으로 비쳐질까 걱정된다. 대통령이 외교적 발언을 즉흥적으로, 잡담식으로 해선 안된다.국가와 국가간의 문제에 대하여는 반드시 문서화(文書化)된 발언을 해야 한다. 천황의 사과를 요구하려면 정리된 논리와 정제된 언어로써 했어야 했다. 외교는 용어(用語)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한 바위에 적힌 '한국령'이라고 적힌 글귀를 어루만지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한 바위에 적힌 '한국령'이라고 적힌 글귀를 어루만지고 있다.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