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당, 썩은 도끼(김용민)를 금도끼인줄 착각?"MB정권 심판" 큰소리치던 나꼼수.."미안합니다"
  • ▲ 과거의 여성·노인 폄하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른 민주통합당 김용민 노원갑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할머니에게 사죄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과거의 여성·노인 폄하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른 민주통합당 김용민 노원갑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할머니에게 사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용민이 자폭하면 다 죽는다."

    김용민 후보(서울 노원갑)가 후보 사퇴 권고를 뿌리칠 때 정계 일각에서 나온 말이다. 여성-노인-교회 비하 막말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김 후보가 끝내 버티기로 나오자 당 안팎으로 우려의 소리가 높아졌다. 정상 범주를 벗어난 충격적인 발언들이 연일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자 김용민을 공천한 당의 '무능력함'을 꼬집는 비판이 일기 시작한 것. 심지어 김용민 덕분에(?)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나꼼수'에게 약점을 잡힌 민주통합당은 "김용민이 사퇴하면 젊은 표가 달아난다"는 김어준의 말에 마치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처럼 '노원갑'의 미래를 그에게 맡겼다.

    '표밭'을 담보로 후보 자리를 지킨 김용민은 "내 뒤에 숨은 MB를 타도해야 된다"며 정권심판론에 자신의 치부를 감추는 영리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현명한 노원구민들은 제 19대 총선에서 '상식을 벗어난' 김용민 대신 '멀쩡한'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서울 노원구갑' 개표현황(개표율 99.7%)에서 김 후보는 오후 11시 현재 44.2%(3만5,947표)의 지지율을 얻어 50.1%(4만790표)를 획득한 이 후보에 큰 차이로 뒤졌다.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가 김용민 후보를 누르고 서울 노원갑 당선자로 확정된 상태다.

    게다가 '막말의 제왕'과 손을 잡은 민통당 역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당초 과반 이상, 원내 제 1당을 자신하던 민통당이 만만하게 봤던 새누리당에게 밀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오후 9시 현재 MBC(전국 개표율 26%)가 집계 결과,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4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민통당은 133석에 그쳐 원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시각 KBS 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이 126곳에서 1위를 차지, 107석 확보가 예상되는 민주당보다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야말로 "김용민이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누군가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참담한 분위기는 김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도 감지됐다.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전까지 화기애애하던 캠프는 '비관적인'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초상집으로 돌변했다.

    응원 현수막까지 준비했던 시민들도 슬금슬금 자리를 떠났고, 김 후보의 얼굴을 담기 위해 찾아온 방송국 기자들도 하나둘 모습을 감췄다.

    김 후보는 패색이 짙어진 후 자신의 트위터에 "사무실 풍경입니다. 마지막까지 투표하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국민이 반드시 이길 겁니다!"란 글과 함께 썰렁한 캠프 사무실 사진을 올렸다.

    나꼼수의 파트너 주진우 기자도 패배를 자인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김용민을 지지하고 사랑해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잠시 후, <벙커원>에서 뵙겠습니다"란 짤막한 글을 트위터에 올린 뒤 혜화동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나꼼수와 김용민을 지지하던 네티즌들도 조금씩 현실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개표결과 보수진영이 전혀 밀리지 않고 있네요. 나꼼수 김용민이 큰 역할한 셈이네요. 민통당은 썩은 도끼를 금도끼인줄 알고 휘두르다 제 발등 찍었네요. 그러게 도끼를 잘 확인했어야죠..ㅉㅉ"라는 글을 올리며 김용민을 공천한 민통당이 자충수를 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막말을 일삼은 김용민이 예상외로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아무리 새누리당이 싫어도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건 아닌 것 같다. 총선 대선이 슈퍼스타K인줄 착각하나?"란 글로 해당 지역민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이밖에 다수의 네티즌들은 "새누리는 김용민 '막말 열사'에게 공로상을 줘야한다", "나꼼수가 놓은 덫에 민주당이 걸려 들었다"는 다양한 글로 나꼼수와 손을 잡은 민통당이 결국 그들의 '꼼수'에 걸려 들었다는 통렬한 분석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