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부터 李 도운 김영진, 당헌 개정에 반발"달콤한 사탕, 민주당과 이재명 멍들게 할 수 있어"민주당 내부서도 동조하는 의원들 상당수 존재 친명 강성 지지층선 비난 쇄도 … "새로운 수박"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8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당시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과 사무총장이던 조정식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8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당시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과 사무총장이던 조정식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내에서는 '이재명 극일체제' 선입견을 깨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서는 연임 반대 주장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3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의 당헌 개정을 작심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17년 부터 이 대표를 도왔다. 2022년 대선에서는 이 대표의 최측근 지지 그룹 '7인회' 소속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또 그는 이 대표의 중앙대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당의 헌법인 당헌∙당규를 임의적으로 개정하는 것 자체가 달콤한 사탕이라서 그런 요구를 하고 있는 강성 당원들에게 좋을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를 멍들게 할 수 있다"면서 "이 대표에게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 지휘권을 주기 위한 게 아니라 특수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친명계의) 강한 부정이 (이 대표 맞춤 당헌 개정이라는) 강한 긍정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출마 당 대표 1년 전 대표직 사퇴 예외 조항 신설과 부정부패로 기소된 당직자 직무 정지 조항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헌 개정안은 12일 당무위 의결을 거쳐 17일 중앙위 의결로 확정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과 대권 도전에 족쇄를 푸는 당헌 개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면서 "이 대표만을 위해 민주당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마음속으로 (대선 출마 뜻을) 품고 있는 다른 사람들 입장에선 공정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헌 개정과 이 대표의 연임과 관련해 지난주부터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해 왔다. "이 대표가 설탕만 먹고 이빨이 다 썩어 전투력을 잃을 수 있다"는 충치론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는 정치적 불문율이 다 무너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동조하는 현역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원조 친명인 김 의원이 당내 레드팀 역할을 수행해 외부의 비판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반응이 상당수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중진 의원들도 우려의 입장을 이 대표에게 현안에 대한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지 이게 당을 흔들고 맞서려는 스탠스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나갔다"면서 "최측근이 직접 여당이나 언론에서 비판할 만한 소지를 먼저 꺼내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이 대표의 정치 행보에 쓴소리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고민하자 김 의원은 이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해 열린 전당대회 룰 변경과 관련해 친명계와 같은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김 의원이 2023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으며 양측의 결별설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원조 친명인 김 의원이 신명(신이재명)계에 밀린 불만을 다른 방향으로 토로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야권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원내대표에 욕심 있었는데 못 해서 그런 거냐", "프락치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수박(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이 나가니 새로운 수박이 또 나왔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돌아섰다" "레드팀이 직접 충언이 아니라 언론에 대고 얘기하느냐" 는 글들이 다 달렸다. 

    신명계로 불리는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렇게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된다"면서 "대권과 당권 분리도 과거에 문재인 대표 시절 소위 비문계 의원님들의 여러 공세를 막기 위한 여러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고 김 의원에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