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盧, 타협 정치 주장했다" 평가文 예방 … 퇴임 후 與 대표와 첫 만남보수 가치 확립 강조했지만 통합 메시지에 집중역할 망각 비판엔 "與野 대화 물꼬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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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여야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황 위원장의 정치 보폭이 넓어지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황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황 위원장은 이어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여당 대표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황 위원장은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데 이어 21일에는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차례로 만났다. 황 위원장은 이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도 열어 놓은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대구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인 황 위원장은 최근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종교계 인사들을 잇따라 예방했다. 지난 18일에는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한 뒤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현지에서 진행하기도 했다.황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하면서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보수 결집 실패'를 꼽았다. 중도층에 대해서는 "중도를 겨냥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중도 쪽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중도는 보수와 진보 중 선택하려고 하는 입장"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외연 확장을 위해서라도 "확고하게 보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러나 황 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중도층을 겨냥한 '통합 메시지'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황 위원장은 이날 경남으로 향하기 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하셨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이러한 뜻은 비록 민주당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지금의 정치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좋은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다만 당 일각에서는 황 위원장의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 따가운 눈초리가 적지 않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지만 역할을 넘어선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으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을 직접 촉발시켰고 우리 당은 비판하고 있는 상황인데, 구태여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여야 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현안이 산적했지만 우리 당은 당대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지 않나"라며 "황 위원장이 예상한 7월 말 8월 초 (전당대회) 개최 시점마저도 이대로 가다가는 더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다만 이와 관련해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임시 기구인데도 전대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비대위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기에 황 위원장이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전직 대통령을 만나고 다니고 봉하마을을 가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답했다.이어 "화해하고 타협할 부분이 무엇인지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전당대회 일정과 선출 방식 개정에 대한 진척된 상황은 보이지 않는다. 김 대변인은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며 "(여야가) 아주 첨예한 상황이 전개되는 중이어서 아직 전당대회 일정이나 이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