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盧, 타협 정치 주장했다" 평가文 예방 … 퇴임 후 與 대표와 첫 만남보수 가치 확립 강조했지만 통합 메시지에 집중역할 망각 비판엔 "與野 대화 물꼬 위한 노력"
  •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사진=공동취재)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사진=공동취재)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여야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황 위원장의 정치 보폭이 넓어지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황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여당 대표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위원장은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데 이어 21일에는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차례로 만났다. 황 위원장은 이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도 열어 놓은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대구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인 황 위원장은 최근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종교계 인사들을 잇따라 예방했다. 지난 18일에는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한 뒤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현지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하면서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보수 결집 실패'를 꼽았다. 중도층에 대해서는 "중도를 겨냥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중도 쪽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중도는 보수와 진보 중 선택하려고 하는 입장"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외연 확장을 위해서라도 "확고하게 보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황 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중도층을 겨냥한 '통합 메시지'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황 위원장은 이날 경남으로 향하기 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하셨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이러한 뜻은 비록 민주당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지금의 정치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좋은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황 위원장의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 따가운 눈초리가 적지 않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지만 역할을 넘어선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으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을 직접 촉발시켰고 우리 당은 비판하고 있는 상황인데, 구태여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야 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현안이 산적했지만 우리 당은 당대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지 않나"라며 "황 위원장이 예상한 7월 말 8월 초 (전당대회) 개최 시점마저도 이대로 가다가는 더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임시 기구인데도 전대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비대위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기에 황 위원장이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전직 대통령을 만나고 다니고 봉하마을을 가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화해하고 타협할 부분이 무엇인지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당대회 일정과 선출 방식 개정에 대한 진척된 상황은 보이지 않는다. 김 대변인은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며 "(여야가) 아주 첨예한 상황이 전개되는 중이어서 아직 전당대회 일정이나 이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