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 2024년 '창작ing' 첫 작품…2월 18~ 28일 세실서 공연
  • ▲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 공연 장면.ⓒ국립정동극장
    ▲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 공연 장면.ⓒ국립정동극장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작·연출 손상희)가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세실(이하 세실)에서 공연된다.

    '서천꽃밭 이야기'는 국립정동극장의 2024년 '창작ing'의 첫 번째 선정작이다. '창작ing'는 기존에 운영되던 동명의 사업을 2022년 7월 세실 개관과 함께 장르의 범위와 지원 규모를 확대해 운영하는 국립정동극장의 대표 기획공연 사업이다.

    외부에서 1차적으로 개발된 기 발표작 중 가능성 있는 공연을 발굴해 세실에서 재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립정동극장은 그중 우수 공연을 선별해 향후 레퍼토리 공연으로 정착시키는 '2차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연극 4편, 뮤지컬 2편, 전통예술 2편, 무용 2편 등 총 10개의 작품을 선발했다. 다도와 미디어 아트의 만남, 중국 고전의 재해석, 한국 근현대사, 동시대의 전쟁, 예술과 과학기술의 결합,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 등 채로워진 주제와 형식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천꽃밭 이야기'는 제주도의 무가(巫歌) '이공본풀이'에 남겨진 우리 신화 '한락궁이 이야기'를 판소리와 그림자 인형극 형식으로 신선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버지를 찾아 저세상으로 가는 길목 끝 '서천꽃밭'으로 떠난 유복자 한락궁이의 신비로운 여정을 담고 있다.

    이야기 곳곳에는 서양 신화와 대비되는 우리 신화만의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하다. 사람을 살리는 도환생꽃, 사람을 죽이고 징벌하는 수레멸망악심꽃 등 인간사와 맞닿아 있는 영험한 꽃들이 등장해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끈다.
  • ▲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 포스터.ⓒ국립정동극장
    ▲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 포스터.ⓒ국립정동극장
    무가의 난해한 단어는 쉬운 단어로 교체하고, 아이들이 접하는 작품임을 고려해 자극적인 요소는 지금의 윤리적 감수성에 맞도록 윤색하는 과정을 거쳤다. 길고 복잡한 판소리 장단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작창했다. 공연 러닝타임도 어린 관객들의 집중도 유지를 위해 약 50분으로 짧게 정했다.

    전통적 감수성을 지닌 무대미술과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무형의 옛이야기를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서천꽃밭 이야기'는 한글이 적힌 최초의 그림으로 알려진 '안락국태자경변상도(安樂國太子經變相圖·1576)와 그 궤를 같이한다.

    판소리와 결합한 서정적인 음악은 한국음악과 영화음악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연리목이 참여한다. 소리꾼 김소진을 필두로 건반에 연리목, 고수에 이향하, 아쟁에 김슬지가 함께 하며, 배우 강선영·권주하·김보경·박경은·이준희가 출연한다.

    '서천꽃밭 이야기'는 2021년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 자체적으로 개발한 그림자 인형극 키트와 함께 안양시의 비대면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관내 학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영상 형태였던 기존의 작업물은 이번 '창작ing'를 통해 처음 무대 위로 옮겨진다.

    작품을 개발한 '움직이는 그림자 여행단'은 전통예술 관객 확장과 어린이를 위한 창작 판소리에 천착해 온 연출가 손상희가 이끈다. 손상희 연출은 "코로나19 시기,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영험한 꽃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2024년 '창작ing'의 시작을 알리는 '서천꽃밭 이야기'는 따뜻하고 정다운 우리 신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성장 이야기다. 어린이 관객과 함께 가족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천꽃밭 이야기'는 25일 오후 2시 국립정동극장 공식 홈페이지, 오후 3시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시작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