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조응천·김종민·이원욱 등 탈당 언급이원욱, 비명계 주축 모임 출범… 공동 행동 예고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12월 탈당설'이 나오면서 당내 분열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탈당 가능성을 언급한 비명계 의원은 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등 4명이다. 

    가장 먼저 탈당 가능성을 언급한 사람은 이상민 의원이다. 그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창당에 합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준석 신당' 합류 여부와 관련 "(결정을) 빨리 하려고 한다"며 "한 달 안에 결판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들은 이 의원의 신당 합류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탈당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친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에 나와 탈당 가능성과 관련, "지금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저는 민물고기로 담수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소금물이 돼 숨 쉴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재명 대표 이후 당은 사당화의 길로 계속 가고 있다"고 지적한 조 의원은 자신의 거취 결정에 대해 "12월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완전히 아니다'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지난 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끝까지 이재명 대표가 안 바뀌면 정치를 그만두든지 아니면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정치를 하든지 둘 중에 하나 선택해야 한다"며 탈당 혹은 신당 창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모임 '원칙과 상식(가칭)'을 가까운 시일 내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MBC 인터뷰에서 "탈당보단 가까운 의원들이 일단 가시적으로 공동 행동을 하려 한다"며 "모임을 만들고 몇 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공동 행동을 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상민, 조응천, 김종민 의원 등 우리가 아는 비명계 의원들이 다 포함되냐'는 진행자 질문에 "혁신계"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 대표의 극단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은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개딸들은 7일 충남 논산에 있는 김종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응징 시위'를 벌였다. 당시 이들은 '김종민, 넌 역적이다' '민주당에서 꺼져라' '민주당의 배신자들 당원들이 심판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위 도중 김 의원 사무실 난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개딸의 과격행위를 비판했다. 그는 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개딸들이 김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난입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라"고 썼다. 하지만 이 대표의 진심을 알 수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비명계를 달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당원들이 우리 의원들의 정상적인 지역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한 플래카드를 통해 당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며 "당이 조사한 결과 대부분 우리 당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혹여나 당원이 이런 일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