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경기, 와인축제 "꿈같은 여행"… 부안군 공무원들 '잼버리 출장' 황당소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 장소인 전북 부안군이 잼버리 우수 사례를 배우겠다며 축구선수 손흥민의 경기를 관람하는 등 외유성 출장을 20여 차례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잼버리 개최지인 새만금의 관할자치단체인 전북 부안군 소속 공무원들은 새만금 잼버리 홍보와 우수 사례를 배운다는 명목으로 25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문제는 이 같은 출장에 외유성 출장으로 보이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는 점이다. 

부안군 소속 공무원 4명은 2019년 10월3일부터 13일까지 '영국의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 사례 연구 프랑스 파리의 우수 축제 및 자연자원 랜드마크 연구'라는 명목으로 영국과 프랑스로 출장을 떠났다. 영국 런던은 103년 전인 1920년에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했었다. 

이들은 영국 런던의 버킹엄궁전·웨스트민스터사원·내셔널갤러리를 둘러보고 브라이튼으로 이동했다. 이후 브라이튼에 위치한 테이트모던 현대미술관을 관람하고 아멕스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2019년 10월5일 손흥민이 출전한 토트넘 핫스퍼 대 브라이튼 앤 호프 알비온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람했다. 

이들은 보고서에 느낀 점으로 "지역 특색을 살린 경기장 디자인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우리 군 읍·면 단위 국민체육센터, 반다비체육관 등 관련 사업 시행 시 반영 가능"이라며 "부안군만의 특색 있는 체육관 건립"이라고 썼다. 

2023년 7월 기준 인구가 4만9727명에 불과한 부안군이 관객 3만1000명을 수용하는 브라이튼의 아멕스 스타디움을 방문해 체육관 건립의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이들은 프랑스로 이동해 몽마르뜨 포도축제에 참석해 와인을 마시고, 오르셰미술관을 방문하는 등 관광 코스를 돌았다. 

출장을 다녀온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를 앞두고 행사 이후 활용 방안 모색이 크게 대두된다"고 총평했다.

2017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부안군 문화관광과·미래창조경제과, 주산면 소속 공무원이 1명씩 참가한 영국·프랑스·체코 3개국 해외 출장이 진행됐다. 

당시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6월 12박14일간 진행된 출장 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벤치마킹하여 부안군의 신성장동력인 문화관광의 구심점을 찾고, 잼버리대회 유치 홍보활동을 전개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이들도 영국에서 대영박물관·피카디리광장·버킹엄궁전·타워브리지 등을 돌아봤고, 체코에서는 프라하성과 존레논벽을, 프랑스에서는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을 돌아봤다. 전형적인 관광 코스다. 

같은 해 7월에도 부안군 공무원 4명이 10박12일 일정으로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일을 찾았다. 출장을 다녀온 후 보고서에 명시된 이유는 ‘유럽 문화 및 관광산업 등 견학 체험을 통해 우리 군 문화·관광분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 홍보활동을 하고자 함'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대성당,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동굴, 오스트리아 모차르트 생가, 헝가리 어부의 요새 등 관광지를 주로 방문했다.

이들은 출장 총평으로 "10박12일 동안 꿈같은 여행은 이것으로 끝났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잊지 못할 생생한 추억"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