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행정부 당시 국토안보부장관 고문 지낸 마일스 테일러, 18일 저서 출간"트럼프, 북한과의 핵 충돌 환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릴 두려움으로 몰아가"
  • ▲ 지난 2019년 3월5일 워싱턴 국회사진의사당에서 마일스 테일러 전 국토안보부 장관 고문(가운데)이 롭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왼쪽)과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오른쪽)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다. 테일러는 2020년 10월 28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018년 뉴욕 타임스(NYT) 오피니언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익명의 기고문을 보낸 것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 지난 2019년 3월5일 워싱턴 국회사진의사당에서 마일스 테일러 전 국토안보부 장관 고문(가운데)이 롭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왼쪽)과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오른쪽)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다. 테일러는 2020년 10월 28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018년 뉴욕 타임스(NYT) 오피니언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익명의 기고문을 보낸 것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지 1년이 채 되기 전 미 국토안보부가 북한과의 핵전쟁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월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초 북한을 핵무기로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행정부 당시 국토안보부장관의 고문을 지낸 마일스 테일러(Miles Taylor)가 오는 18일 출간 예정인 저서 <역류-트럼프 재선으로부터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한 경고(Blowback: A Warning to Save Democracy from the Next Trump)>의 발췌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테일러는 저서에서 "국가안보 차원에서 핵문제는 극도로 섬세하게 다뤄야 하지만, 우리는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할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며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 노골적으로 말해 이 세계가 결코 본 적 없는 종류의 힘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북한을 위협했을 때 그는 핵 분쟁을 거의 환영하는 것처럼 보였고 이는 우리를 두려움으로 몰고 갔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8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상황실 회의가 끝난 뒤 "우리가 전쟁을 할 것처럼 준비해야 한다"고 심각하게 경고했다. 이에 국토안보부는 미국 본토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고 가정해야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는 부처 내 고위당국자를 전원 소집해 북핵 위기와 관련해 논의했다. 테일러는 "부처 내 전문가들은 미 본토를 대상으로 한 핵 공격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대응계획을 점검했다"고 술회했다. 

    테일러는 "최선의 시나리오 역시 끔찍할 정도로 암울(horrifically grim)하기는 매한가지였다"며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볼 때 국토안보부는 트럼프가 조장(foment)할 수 있는 핵 분쟁에 대비돼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테일러는 2017년 11월28일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을 당시를 언급하며 "국토안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전쟁에 나설 수 있고 (북한의 핵 공격에 따른) 방사능 낙진이 미국 본토에 떨어질 가능성을 검토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고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미국 NBC 방송은 지난 1월12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비공개 회의에서 고집스럽게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NBC는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DonaldTrump v. the United States)>의 저자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펴낸 후기를 인용했다. 슈미트에 따르면, 북한 핵무기 공격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2017년 켈리 전 비서실장이 취임한 직후 나왔다. 

    슈미트는 "켈리 전 비서실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보다 두려워했던 것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핵전쟁을 하고 싶은 것처럼 대통령 집무실 안에서 비공개로 계속 이야기했다는 사실"이었다고 지적했다. 

    슈미트는 "트럼프가 자신이 북한을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행정부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탓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 핵무기 사용 구상을 무신경하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논의를 들은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그런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이성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당시 "우리 소행으로 지목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고 트럼프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또 미군 지휘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미전쟁이 얼마나 쉽게 발발할 수 있는지와 전쟁이 초래할 결과들을 설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지와 관련한 의견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슈미트는 전했다.
  • ▲ 2018년 6월12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 2018년 6월12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