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6.25 전사 하버드생 18명 추모한국인보다 더 한국 사랑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는 누구인가
  • ▲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뉴데일리tv
    ▲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뉴데일리tv
    전 세계에 머리가 총명한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명석하다고, 반드시 그의 인성이 올바를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좋은 머리를 나쁜 쪽으로 굴린 결과, 명문대 출신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성과 인성 모두를 겸비한 젊은이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까지 행사할 때는 칭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28일 미국 국빈 방문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은 하버드 추모 교회를 들러,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18명의 졸업생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빼앗으려는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불법적인 시도를 저지하고 억제할 수 있었다"며 전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아시아 박사과정을 밟던 중 6.25 전쟁에 지원하여 28세 나이로 전사했던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 희생을 추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자리에 참석한 쇼 대위의 손자와 그의 어머니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감사의 표시를 했습니다. 

    윌리엄 해밀턴 쇼 해군 대위는 미국인 선교사 부부의 아들로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양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그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한국인 친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한국을 제2의 조국으로 여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군에 입대한 쇼 대위는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했습니다.
    이후 1947년 전역 후, 미 군정청 소속으로 <조선 해양경비대사관학교>에서 교관으로 근무하여 생도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교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6.25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이에 그는 곧바로 제2의 조국인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겠다며 미 해군에 재입대했습니다.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쇼 대위는 "지금 한국인들은 전쟁 속에서 자유를 지키려고 피흘리고 있다.
    제가 흔쾌히 도우려 가지 않고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린 후 선교사로 가려는 것은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 지리에 정통했던 쇼 대위는 맥아더 장군의 최측근 보좌관인 해군정보장교로 임명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또 그는 서울탈환작전에 직접 참전했습니다. 

    그러나 1950년 9월 22일 정찰을 위해 녹번리(현재 녹번동)에 접근했던 쇼 대위는 기관총으로 무장한 적 매복조의 공격을 받아 28세 나이에 전사했습니다.
    그가 전사하기 전, 인천상륙작전에 함께 참전했던 이성호 중령과 나눈 대화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한국 사람이다.
    내 조국에서 전쟁이 났는데 어떻게 편하게 공부만 하겠나?
    공부는 내 조국에 평화가 온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현재 쇼 대위는 평생 한국을 위해 봉사한 부모님과 함께  서울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안장됐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사람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같은 쇼 대위의 한국 사랑 사연을 알고 감동받은 사람들은 뜻을 모아 1956년 그가 전사한 자리에 추모비를 세웠습니다.
    또 2010년에는 서울시 은평구 평화공원에 그의 동상이 건립됐습니다. 

    이밖에 1938년 하버드 졸업생 피터 에밀리오아리올리 주니어는 1950년 12월 3일 장진호 전투에서 부상병을 치료하다 35세에 전사했습니다.
    또 1951년 하버드 졸업생 셰로드 스키너 주니어 해병대 소위는 1952년 10월 판문점 부근 격전지 '후크 고지'에서 적의 수류탄이 기지 안에 떨어지자, 수류탄 위로 몸을 던져 다른 대원 2명을 보호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한국전쟁에서 숭고한 희생을 한 하버드 대학 졸업생에 대해, 김풍삼 전 동방대학교 부총장은 <펜앤드마이크>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의 모든 청년들은 다시 한번 6.25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세계 각국의 젊은 영혼 앞에 감사의 기도를 올려야 한다.
    청년들은 그들처럼 세계의 자유, 평화, 민주를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당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지난날 은혜를 갚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