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전 사무차장 "폭발력, 성공 여부 측정 위한 실험 제어 및 건물 보이지 않아""北, 핵실험 실시 여부 상관없이 핵실험장 보수 통해 핵억지력 과시할 것" 전망
  • ▲ 지난달 21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美 CSIS '분단을 넘어서' 관련보고서 캡쳐
    ▲ 지난달 21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美 CSIS '분단을 넘어서' 관련보고서 캡쳐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 간부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관측됐지만 이를 핵실험 임박으로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핵실험 제어 및 측정 건물이 아직 보이지 않는 점을 들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핵실험 시 폭발력과 성공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건물이 필요할 것"이라며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평가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과 물자, 장비의 이동이 포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실제 핵실험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풍계리 핵실험장 유지·보수 작업을 통해 대외에 핵 억지력을 과시하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발산하는 등 7차 핵실험을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매체인 '분단을 넘어서(Beyond Parallel)'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4번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관측됐다고 밝힌 바 있다.

    4번 갱도의 무너진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 보수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완공됐으며, 갱도 입구 주변에 건물 2채가 새로 건설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다만, 관측된 활동들이 핵실험 임박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은 4번 갱도가 아닌, 3번 갱도가 될 것"이라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이후 대부분의 작업이 3번 갱도 인근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위성사진에 포착된 4번 갱도 움직임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면서, 실제 핵실험의 갱도 굴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건설 공사 등 제반 작업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갱도 굴착을 시작하면 (갱도 인근) 작은 강 건너편으로 운반해야 할 재료나 암석 덩어리, 폐기물 등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도랑이나 작은 개울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현재는 북한이 4번 갱도의 굴착을 위한 준비 작업 정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