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컨트롤 리스크', 위험지도에 북한 9단계 평가하며 "올해 7차 핵실험으로 헤드라인 장식"美 연구기관도 올해 한국 전망에 대해 "北 7차 핵실험 가능성"북한 평산 우라늄정련공장 침전지·댐 추가 건설 움직임 포착되기도
  • ▲ 영국 '컨트롤 리스크'가 발표한 위험지도(Risk Map 2023). 위험도 1~10단계 중 9단계에 해당하는 국가들은 붉은색으로 표현돼 있다. ⓒ컨트롤 리스크 홈페이지
    ▲ 영국 '컨트롤 리스크'가 발표한 위험지도(Risk Map 2023). 위험도 1~10단계 중 9단계에 해당하는 국가들은 붉은색으로 표현돼 있다. ⓒ컨트롤 리스크 홈페이지
    영국과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올해 이뤄질 것이라는 데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컨트롤 리스크'는 최근 전 세계 국가별 새해 위기상황 전망을 나타내는 위험지도(Risk Map 2023)를 발표했다. 위기 및 전략 자문회사인 컨트롤 리스크는 매년 각 국가의 지정학적 위기를 분석하면서 위험도를 1~10단계로 분류한다.

    북한은 올해 '위험지도'에서 9단계로 평가됐다. 위험도가 높고(high), 고조(increasing)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북한이 7차 핵실험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과 같이 9단계를 받은 나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예멘 등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고,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 이후 반군부와 갈등을 보이며 내홍을 치르고 있다. 예멘도 정부와 반군 사이의 내전이 수년째 지속중이다.

    미국 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도 지난 6일 2023년 한국 전망에 대해 김정은이 미사일 실험을 늘리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토대로 북한은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언급한 변혁적 전략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등이다. 이 중에서 새 ICBM은 지난해 12월 15일 '중대 시험'과 '신형 전략무기체계 개발'을 언급하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시험발사한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가리킨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평산 우라늄정련공장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실험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8일 평산 우라늄정련공장에서 폐광 침전지와 댐을 추가로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위성에 잡혔다. 북한의 5대 핵시설 중 한 곳인 평산 우라늄정련공장은 우라늄 광석을 채굴·정련해 '우라늄정광'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 우라늄정광은 다시 영변 핵시설로 옮겨져 핵무기로 개발된다.

    우라늄광석이 정광이 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찌꺼기(폐기물)들은 침전지로 모이는데, 최근 위성사진에선 포화상태에 다다른 기존 침전지 옆 1km 구간에 걸쳐 새 침전지를 조성하기 위한 굴토 공사와 댐 건설 기초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RFA는 보도했다.

    침전지 확장은 곧 공장의 가동과 함께 우라늄정광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만큼, 결국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김정은의 발언을 일선에서 실행에 옮기는 움직임이자 핵실험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분석된다.

    정성학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은 "평산 우라늄정련공장의 시설 확장은 북한의 핵무기 증강 방침에 부응해 핵물질 생산을 더 늘리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핵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RF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시기에 대해 올해 2월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함경북도 길주면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3번 갱도는 핵실험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며 "정치적 결단을 기다리며 세부적인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