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항공기보다 비행 고도 낮아… 발열 적고 크기 작아 탐지 어려워드론 레이더 교란 '한국형 재머' 박차… 2026년 1월까지 시스템 마무리
  • ▲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형상 및 운영개념. ⓒ방위사업청
    ▲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형상 및 운영개념. ⓒ방위사업청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5시간이 넘도록 활공해 방공망이 무력화된 것과 관련, 북이 자폭용 드론을 포함해 1000여 대의 다양한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우리 군은 무인기 무력화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한국형 재머'(Jammer) 체계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군 등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중 대표는 방현-I과 방현-II로, 중국에서 대공사격 표적용으로 도입한 D-4를 개량한 모델이다. 1990년대부터 개발·생산한 방현 시리즈는 300여 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찰을 비롯해 적 기만전술, 훈련 표적용으로도 이용된다. 길이는 3.23m, 작전반경은 50km 정도이고, 고도는 약 3km 이상, 운용시간은 2시간 정도다.

    북한은 미국제 무인표적기인 MQM-107D '스트리커'를 자폭 무인기로 개조해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시속 925km의 빠른 속도로 최대 600~800km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트리커는 시리아로부터 밀수입해 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러시아에서 단거리 무인정찰기 프라체-1T와 VR-3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인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속도가 느리고 비행 고도가 낮아서 비행기라고 특정하기가 쉽지 않고, 기체에서 내는 열이 적어 열상 감시가 어려우며, 전파 반사 단면적이 작아서 레이더에 원활하게 포착되지 않는다. 크기도 1~3m 정도에 불과해 요격도 쉽지 않다. 우리 군이 26일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을 동원했음에도 격추작전에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6일 강화도 지역 4개의 무인기는 미상항적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하게 항적을 쫓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3m 이하 무인기는 상당히 제한된다"고 말했다.

    우리 군에 포착된 북한의 무인기는 지난 2017년 당시 경북 성주의 '사드(THAAD)' 기지를 촬영하고 돌아다가 강원도 인제 야산에 추락해 발견된 기계가 가장 최근이다. 당시 무인기는 군 당국의 아무런 방해 없이 조용하게 490여km를 비행해 한미 군자산을 촬영했다. 5시간 30여분을 날아다닌 이후 자체 엔진고장으로 추락하지 않았다면, 우리 군은 북 무인기의 첩보활동조차 몰랐다.

    당시보다 5년이 지난 현재 북의 무인기 기술이 어느정도까지 발전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 군의 입장에서는 또다른 위협요인이다. 북은 노후화된 공군 전력 대신 차세대 기술인 무인기 개발에 집중해 왔다.
  • ▲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형상 및 운영개념. ⓒ방위사업청
    통일연구원 정구연 부연구위원은 지난 2017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공군 전력은 한국 대비 상당한 열세이고 군사용 위성 부재로 대남 정보, 감시 및 정찰 임무 수행이 어렵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북한 무인기를 레이더를 통해 이북에서부터 탐지했고, 이에 따른 경고사격 등을 실시했다는 점은 우리 군의 탐지능력이 진일보했는 반증이라는 평가다. 이전까지는 추락한 북 무인기의 잔해를 통해 북의 정찰활동을 뒤늦게 확인해왔다. 이번에는 북 정찰기가 남하하기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북의 무인기 개발에 대응한 기술개발에 열심이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 무인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한국형 재머'(Jammer)의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244억원을 투입하는 소형무인기대응체계(블록-I) 체계개발 사업은 지난달 시작돼 오는 2026년 1월까지 이어진다.

    재머는 통신 또는 레이더 체계의 사용을 방해·제한·격하시키는 데 쓰이는 장치로, 잡음이나 불연속 주파수 등을 이용해 전파를 방해하는 전자전 장비다.

    군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잡아낼 수 있도록 개발된 국지방공레이더(TPS-880K)를 통해 탐지한 북의 정찰자산을 재머를 통해 경로에서 이탈시키거나 추락을 유도해 무력화시키는 '소프트킬'(Soft kill) 방식을 현시할 방침이다. 3차원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인 국지방공레이더는 육군 군단급과 해병대 서북도서 야전부대에 지난 2018년부터 실전 배치되고 있다. 기존 저고도 탐지레이더(TPS-830K)보다 탐지거리가 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