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속어 영상 잘라내 일부만 편집… 앞뒤 맥락 파악할 수 없게 만들어""날조 보도 자제" "사소한 트집으로 외교 성과 부정, 흑색선전"… 비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 뒤 비속어를 포함한 막말을 했다는 논란이 방송사의 악의적 편집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닌 우리 야당에 대한 언급이었고,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 이다"라는 해명을 내놨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의 발언만 나와 앞뒤 맥락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박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는데, 이 부분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순방외교는 국익을 위해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인데 한 발 더 내딛기도 전에 (언론이)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 관련 영상을 일부 방송사가 악의적으로 편집해 보도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해당 영상은 MBC가 처음 공개한 뒤, 다른 복수의 언론이 자막에 '이XX' '바이든' 등을 넣어 게시했다. MBC 뉴스 유튜브 채널에 22일 오전 처음 올라온 이 영상은 23일 오후 현재 545만 조회 수를 넘긴 상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이 영상을 처음 게재한 MBC를 직접 거론하며 "언론과 일부 야당이 윤 대통령의 사적 대화 녹취 내용 중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날조 보도 및 비판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 기자회견 중 '멍청한 개자식 같으니'라고 욕설을 중얼 거렸던 내용을 언급하며 "사적 대화도 아니고 정식 기자회견 도중 터져나온 욕설이지만 (미국에서는) 큰 파문 없이 해프닝으로 지나갔다"면서 윤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국격과 국익은 대통령이 가장 책임이 크지만, 야당과 언론도 못지않은 큰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자각하라"고 촉구한 윤 의원은 "야당과 언론도 그 정도로 족한 줄 알고 이만 멈추는 게 국익을 위해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의원의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윤 의원은 22일에도 페이스북에서 "MBC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자각했다면, 이러한 보도를 특종이나 잡은 듯 앞장서면 안 된다"면서 "정치적, 당파적으로는 반대한다고 해도 국익을 위해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KBS, MBC, YTN 등 공영방송사를 언급하며 악의적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조문외교와 정상외교를 펼친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해서 응원을 못할망정 사소한 트집으로 전체 외교 성과를 부정하며 흑색선전 펼치기에 앞장서고 있어 경악할 지경"이라며 "억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당시 논란된 '혼밥'에 대해서도 홀대론이라고 순화해 표현해, 혼밥 표현을 최대한 피하는 보도를 하며 특정 정파를 대변하는 언론사임을 자처했다"며 "정파에 따라 보도 형태가 180도 돌변해서 좌파 진영의 공격수 또는 수비수로 활동하는 공영방송들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편파적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각 방송사는, 특히 공영방송사는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보도를 해 주기를 촉구"했다.

    반면 MBC는 윤 대통령 발언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공식 성명을 내고 다른 방송사와 언론들도 해당 내용을 보도하거나 영상을 올렸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유감을 표했다.

    MBC는 "대통령 비속어 발언 영상은 대통령실 풀 기자단이 촬영해서 방송사에 공유한 것"이라며 "이 영상은 언론 보도 이전에 이미 사회관계서비스망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MBC는 이어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동영상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도 일부 정치권에서 유독 MBC만을 거론하면서 좌표찍기 하듯 비난하는 것에 대해 MBC는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통령 순방 영상취재 풀 기자단에는 MBC가 포함돼 있다. 해당 행사의 풀 당번은 MBC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