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7함대 대변인 “동맹국과의 정례적 훈련…우리는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 전혀 없다” 강조“한미연합훈련 왜 안 하는지는 한국에 물어보라”…日산케이, 13일 “오커스가 일본에 초대장”
  • ▲ 동해 공해상을 항해 중인 美3함대 소속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 ⓒ美7함대 트위터 공개사진.
    ▲ 동해 공해상을 항해 중인 美3함대 소속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 ⓒ美7함대 트위터 공개사진.
    미 해군이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은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 해군은 “우리는 북한에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일본에서는 “일본이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군사협력체)에 비공식 초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일본 당국이 “그런 일 없다”고 진화했지만 한때 소란이 일었다.

    美해군 “링컨 항모강습단과 日해상자위대 연합훈련…北에 적대적 의도 없어”

    미 해군 제7함대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연합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SNS에 훈련 사진과 F-35C 스텔스 전투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과의 합동 편대비행 사진을 공개했다.

    美7함대에 따르면, 이번 연합훈련에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이지스 순양함 ‘모바일 베이’함, 이지스 구축함 ‘스플루언스’함,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구축함) ‘공고’함, ‘이나즈마’함 등이 참가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니콜라스 링고 美7함대 대변인은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이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한 데 대해 “이번 훈련은 일상적인 양자 간 작전으로,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동맹국들에게 재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링고 대변인은 이어 “앞서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밝혔듯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남북한 간 대화와 관여를 지지하며, 이를 위해 한국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인도·태평양에서 동맹국 및 협력국과 정기적으로 훈련을 한다”며 “미 해군이 동맹국 및 협력국과 함께 해양 안정과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국제법을 지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모든 국가가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한국의 연합훈련 불참 이유 묻자 미 해군 “그건 한국 해군에 문의하라”

    국내에서는 미 해군 항모강습단과 일본 자위대 간의 연합훈련을 두고 대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美7함대 대변인의 답변은 뉘앙스가 다르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한국 해군이 이번 연합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링고 대변인은 “그건 한국 해군사령부나 한국 함대에 문의하라”고만 답했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오는 18~28일 실시할 한미 연합 합동지휘소 훈련 동안 미 해군 항모강습단과 한국 해군 간의 합동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링고 대변인은 “미 해군은 훈련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그 부분(한미 합동훈련 실시)에 대해서는 한국 해군에 질문하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1은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이 (동해상으로) 이동하기 전 미국이 우리나라에 한미일 연합훈련을 제안했지만 우리 측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한미 연합훈련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군 관계자는 “한미 훈련이라면 장애요소가 없겠지만 일본 자위대와 함께 훈련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한일 군사협력은 양국 간 신뢰회복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군은 한미일이 함께 군사훈련을 할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까지 자극해 한반도 정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부서는 “일본도 오커스 가입” 여론 조장 분위기

    한편 “일본이 오커스로부터 참여해 달라는 비공식 초대를 받았다”는 산케이 신문의 13일 보도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일본 정부에 이어 미국 백악관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인도, 러시아 언론 등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이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커스 참가국인 미국, 영국, 호주가 각각 비공식적으로 일본을 오커스에 초청했다”며 “이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전자전 능력 강화, 사이버전, 양자기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서 일본 기술력을 이용할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이 참여하게 된다면 조커스(JAUKUS)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보도를 봤는데, 미국, 영국, 호주는 일본에 오커스 참가 의사를 타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도 13일 “오커스 국가들이 일본에 참가 의사를 타진했다는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오커스를 조커스로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산케이 보도를 부인했지만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본도 오커스에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몰이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국제 화상회의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한 뒤 일본 내에서는 ‘오커스 참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편 국내 일각에서도 “미국이 한국에게 오커스 가입을 권유할 것”이라는 전망과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쿼드’에도 참여를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커스’에 바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