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국민 삶 지겨볼 수 없다"…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사퇴
  • ▲ 원희룡 제주도지사.ⓒ정상윤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정상윤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지사직을 사퇴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교체에 나서게 돼 도지사직을 사임한다"며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해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 어떠한 꾸짖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사임하려면 지방의회 의장에게 사임일을 기재한 사임통지서를 내야 한다. 이에 원 지사는 규정에 따라 2일 제주도의회에 '12일자로 사임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며 "정권교체만이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되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을 느껴 이 일에 지금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광역지자체 단체장 중 내년 대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 직을 유지하면서 8월 말부터 시작되는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수 있지만, 도정 수행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공직 윤리상 맞지 않다고 판단해 지사직을 사퇴한 것이다.

    원 지사는 "정권교체를 위해 제 모든 걸 쏟아부어야겠다는 절박함도 이를 허용할 수 없다"며 "대선 출마로 도민과 약속한 도지사 임기를 마치지 못한 것에 대해 거듭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바라는 건 오직 모두의 행복이 소중한 나라, 다음 세대가 더 잘사는 나라"라며 "진심으로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곧바로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도정 공백 우려에 "12일 0시부로 행정부지사 대행체제로 넘어간다"며 "남은 기간 코로나 방역 등 인수인계를 단단히 해 도민들께서 불안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경쟁력과 관련해선 "앞으로는 누가 문재인 정부보다 국정 운영을 잘할 것인가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갔던 협치 등 수많은 행정 경험으로 국가 운영을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윤리에 기반한 공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자기 관리에 대해 누구보다 높은 기준을 갖고 정치과정에서 지켜왔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사적인 욕망을 다 내려놓을 수 있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이를 추진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