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갑 통합당 예비후보… "진짜는 은색, 날짜 표시 없어… 공작이라면 엄청난 범죄"
  • ▲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박성원 기자
    ▲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박성원 기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장에 착용하고 나온 '박근혜시계'의 진위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는 이런 시계를 제작한 적이 없다"는 유력한 주장이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비서관'으로 꼽히는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간 청와대에서는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장에 차고 나온 '박근혜시계'와 같은 형태의 시계를 제작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시계'는 본체와 줄이 금장이고, 본체에는 날짜를 표시하는 창이 있다. 

    이와 관련, 천 전 비서관은 "(당시 청와대에서 제작한) '박근혜시계'는 단일본으로, 한 종류로만 제작했다"며 "금장이 아닌 은색으로 제작됐고, 날짜(표기)가 있는 게 아니라 날짜가 없는 형태로 제작됐다"고 말했다. 

    천 전 비서관은 "당시 청와대는 '박근혜시계'를 여러 차례 해마다 제작했다"면서도 "은색으로 된 단일본, 한 가지 디자인의 시계를 해마다 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짝퉁이거나, 의도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

    이 총회장의 '박근혜시계'가 박근혜 정부 때 시중에 유통된 '짝퉁' 중 하나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천지가 궁지에 몰리자 최근에 의도적으로 만들어 착용했을 개연성도 있다. 

    천 전 비서관은 "과거 정부와 달리 박근혜 정부 때는 기념시계를 많이 만들지 않았다"며 "그러다보니 인터넷에서 (진품 시계가) 고가에 거래됐고, 가짜 시계들이 제작돼 시중에 유통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 제작된 가짜 시계를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것일 수도 있고, 최근에 와서 (신천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착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지금 일각의 추정대로 기자회견용으로 최근 제작해 조작했다면 엄청난 국가범죄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도 2일 긴급 논평을 내고 "현 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며 "이만희 교주는 이 시계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명확히 밝혀라. 그러지 않으면 온 국민을 상대로 저열한 정치공작을 시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의 '박근혜시계'와 관련 "6~7년 전 정치활동을 했던 성도가 당시 총회장이 몇만원짜리 시계를 찬 것을 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박근혜시계'를 선물했다"며 "어떤 시계를 찰지 고민했지만 별 생각 없이 '박근혜시계'를 고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文정부, 코로나 책임 신천지에 떠넘겨…정치공작 냄새"

    천영식 전 비서관은 4·15총선을 앞둔 시점에 이 총회장이 찬 '박근혜시계'가 부각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의 모든 책임을 신천지에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소위 말해 신천지와 과거 박근혜 정부를 엮으려는 불순한 정치공작의 냄새가 난다. 사실이라면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천 전 비서관은 "만약 이런 의혹이 정치공작에서 비롯됐다면 정말 엄청나게 분노할 만한 일"이라며 "저도 알아봤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만희 총회장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천 전 비서관은 4·15총선 대구 동갑에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보수 입장에서는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정권 재창출의 길에 서서 제가 맡은 역할과 소명을 묵묵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