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공관병 사건', 무죄 '향응접대 사건' 또 논란… 황교안, 당내 반발에 읍참마속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나 원내대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대표이사 사장, 황 대표) ⓒ이종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나 원내대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대표이사 사장, 황 대표)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의 ‘인재 영입 1호’로 주목받았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영입인재 환영식' 전날(30일) 오후 영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고위원단 등이 긴급 회동해 ‘부적합’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과 수개월 전부터 교감하고도 당내 반발이 일자 하루아침에 의지를 꺾었다.

    한국당은 31일 국회 본관 228호에서 영입인재 환영식을 열었다. 이번 영입인재 명단에는 △경제분야-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청년분야-백경훈 청년단체 청사진 공동대표, 장수영 정원에이스와이 대표 △여성분야-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언론분야-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과학분야-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등 8명이 포함됐다.

    박찬주 대장 최종 제외… “내가 먼저 黃에게 의사 전달”  

    이번 인재 영입은 황 대표 체제 아래서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날 환영식과 관련, 영입 인사보다 전날 명단에서 급작스레 제외된 박 전 대장이 화제였다. 최고위원단은 박 전 대장의 ‘공관병 갑질 논란’ 여파로 당 안팎에 비난 여론이 일자 긴급 회동을 통해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이 같은 의사를 황 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공관병 갑질 의혹은 군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184만원 향응접대 의혹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다. 

    박 전 대장은 31일 오전 본지와 통화에서 ‘갑자기 왜 빠지게 됐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비난여론이 너무 컸고, 내가 당에 누가 되는 것 같아 황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이번에는 빠지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단 회의가 있는지도 몰랐고, 회의 결과를 따로 통지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영입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에서도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손상이 가서는 안 되는데"라며 한국당을 걱정했다. 

    박 전 대장에 따르면, 그가 황 대표에게 고사(固辭) 의사를 전달한 것은 오후 7~8시쯤. 박 전 대장이 인재 영입 명단에서 보류됐다는 최고위원단의 긴급 회동 결과 내용을 CBS가 첫 보도한 것은 오후 7시 반쯤이다. 최고위원단의 의사를 전달받은 황 대표가 고심하던 중 박 전 대장이 먼저 이 같은 의사를 밝히자 황 대표가 읍참마속(泣斬馬謖)한 것으로 보인다. 

    黃, 예상 못 했나… 수개월 공들이고 하루아침에 ‘보류’  

    황 대표로서는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었다고 하더라도, 리더십 문제가 제기됐다. 

    우선 당의 중대 사안인 총선용 인재 영입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충분한 교감이 있었느냐는 점이다. 박 전 대장 측근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5월 대전으로 직접 내려가 박 전 대장을 만났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박 전 대장과 접촉한 셈이다. 

    그런데 박 전 대장 영입을 반대한 조경태 최고위원은 전날 긴급 회동 직후 “박 전 대장 영입과 관련해 금시초문이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영입 시 찬반 논란이 일어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인물을 영입하면서도 당 지도부와 충분한 사전 교감을 나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단력과 강단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당 중진 의원에 따르면,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국방‧안보 전문가이자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적폐청산 피해자로 판단, 그를 영입하기 위해 장기간 공들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황 대표가 내부 반발을 잠재우지 못해 ‘1호 인재’ 영입부터 차질을 빚은 셈이 됐다. 

    黃, ‘朴 영입 취소’ 질문에 “영입 취소가 무슨 말이냐” 발뺌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황 대표는 환영식 직후 가진 기자단과 만남에서 “박 전 대장 영입이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반복했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 영입은 보류냐, 취소냐’는 질문에 “영입 취소가 무슨 말이냐”고 반문하며 “오늘은 이제 경제에 주력한 첫 번째 행사다. 앞으로 ‘안보’ 관련 인재들도 차차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보분야에서 박 전 대장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러 명이 있다. 단계적으로 나눠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직접 지역에 내려가 만날 만큼 공들인 인물이 막판에 보류되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는 “당의 구성원들이 충분히 논의해 (인재 영입을)하고 있다”면서 “내 리더십에 상처가 생겼으면 오늘 이 자리에서 행사를 열 수 있었겠나. (최고위원에게) 가서 직접 물어보라. 박 전 대장 영입을 두고 내게 반발한 건가. 어제까지 충분히 의견을 나눴고, 그 결과를 낸 것”이라고 난색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