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리더십·대중성 강화 계기... 삭발 당일 한국당 지지율 36.1% '역대 최고'
  • ▲ 1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퇴진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감행했다. ⓒ정상윤 기자
    ▲ 1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퇴진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감행했다. ⓒ정상윤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삭발 한 번’으로 당내 리더십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온라인상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황 대표 삭발 사진의 패러디물이 빠르게 확산했다. 최근 당무감사위원을 전원 교체하는 등 ‘황교안 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던 황 대표에게 기대 이상의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삭발을 감행했다. ‘헌정사상 첫’ 제1야당 대표의 삭발투쟁에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황 대표는 의연했다. 삭발 후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다. 

    반향은 예상보다 컸다. 추석 전까지만 해도 리더십 위기에 골머리를 앓던 황 대표였다. 대규모 장외집회, 지역 순방에 나서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관료 출신의 정제된 이미지가 ‘투쟁력 부재’라는 비판을 초래한 것이다. 

    ‘고고한 학’에서 ‘쾌남’으로 탈바꿈… 지지율 상승에도 큰 영향

    하지만 황 대표는 이번 삭발로 부진을 어느 정도 털어낸 모습이다. 황 대표가 의외의 결단력을 보여줌으로써 당내 결속력을 다지고, 지지층 결집 효과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조국 법무부장관 퇴진을 위한 삭발투쟁 릴레이는 황 대표를 기점으로 확연히 불붙었다. 원내에서는 중진‧초선을 막론하고, 원외 주요 인사들까지 삭발투쟁에 가세했다.     
     
    여론도 반색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삭발이 ‘결기’로 받아들여지는 대신 ‘희화화’의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는 자평이다. 특히 2030 젊은 세대는 삭발한 황 대표의 사진을, 그가 오토바이를 타거나 수염이 자란 모습으로 합성해 온라인상에 퍼뜨렸다. 우파 커뮤니티에서는 이 사진에 ‘황교안, 대통령 가즈아’ 등의 문구를 적어 황 대표를 응원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도 황 대표 삭발이 한국당 지지율 상승에 큰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9월 3주차 여론조사(16~18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p 오른 32.1%로, 민주당(38.2%)과 격차가 6.1%로 좁혀졌다. 특히 황 대표가 삭발을 단행한 16일 하루 동안 집계된 한국당 지지율은 36.1%로, 창당 이래 최고치를 냈다. 

    여론 반향 등에 업고 ‘당 장악’ 나서 

    황 대표의 당 장악도 탄력을 받았다. 황 대표는 이달 초 기존 당무감사위원 15명을 전원 사퇴시키고, 최고위원회를 거쳐 새 당무감사위원 9명을 임명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시·도당 등에 대한 감사를 거쳐 총선 공천 평가 기준을 세우는 기구다. 공천 및 당협위원장 인사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당대표 직속으로 분리돼 있다. 특히 황 대표는 당무감사위원장에 배규한 백석대 석좌교수를 임명했다. 백 교수는 지난 6월부터 황 대표의 특별보좌역을 맡아온 최측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공천 평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당무감사위원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배치, 공천권을 매개로 내년 총선 전 당을 장악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16~1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7명을 대상(3만3013명 시도, 응답률 6.1%)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ㆍ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ㆍ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