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되면 손학규가 최고위 장악... 오신환 "윤리위 동원해 반대파 없앤 것" 강력 반발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뉴데일리DB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뉴데일리DB
    바른미래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내분이 격화하면서 '심리적 분당'을 넘어 '물리적 분당'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모인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18일 밤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6개월 당직 직무정지 징계를 의결하자 비당권파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젯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번 결정은 손학규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하태경 위원의 직무를 정지시켜 당을 손학규 사당으로 타락시키겠다는 것인데,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손 대표는 진작 리더십을 상실했다. 그럼에도 윤리위를 동원해 당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은, 이런 치졸한 작태가 아니면 당권을 유지할 수 없는 무기력한 대표라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학규가 결정권 쥐게 돼…비당권파 "윤리위원장 불신임요구서 제출"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18일 오후 7시부터 3시간여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오후 11시 이같이 결정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22일 최고위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나이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윤리위에 제소됐다. 하 최고위원은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참패 이후 계속해서 손 대표 등 이른바 당권파를 비판해왔다.

    이번 윤리위 결정은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된 뒤 효력이 발생한다. 징계가 확정되면 현재 당권파 4명(손학규·주승용·문병호·채이배), 비당권파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으로 구성된 최고위원회 구성이 각각 4명씩 동수가 된다. 이 경우 손 대표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그러나 당 윤리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18일 비당권파가 안병원 윤리위원장의 불신임요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비당권파 측은 "윤리위원 8명 중 4명이 손 대표 측 추천인사"라며 편향성을 이유로 들었다.

    하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최고위원 과반수가 불신한 윤리위원장은 자동 자격상실이기에 윤리위 결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 역시 이날 "불신임당한 윤리위원장이 내린 징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OUT" 물리적 분당 수순 넘어가나

    이번 하 최고위원 6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계기로 오랫동안 지속돼오던 당 내부 갈등이 사실상 물리적 분당 수순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와 함께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 당원들이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어제 윤리위 결정은 당 화합조치가 아닌 의도적으로 당을 사당화하기 위한 폭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수의 당원들이 '손학규 체제는 이미 틀어졌다'고 규정지은 지 오래됐다. 그런데 본인(손 대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 구성원 뜻을 모아서 반드시 손 대표를 물리쳐야 당이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상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징계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하 최고위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재심은 의미 없다. 윤리위 결정이 적법하냐는 유권해석 권한이 최고위에 있기에, 최고위에 그 유권해석을 하는 긴급 안건을 상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