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강경론자로 트럼프 충성파… 이사회가 최종 후보 3인 발표 하면, 4월 최종 선출
  • ▲ 데이비스 맬패스 미 재무부 차관ⓒ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데이비스 맬패스 미 재무부 차관ⓒ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은행 총재후보로 데이비드 맬패스 미 재무부 국제담당차관을 지명했다고 A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맬패스 차관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우고, 그를 세계은행의 수장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맬패스는 세계은행이 너무 비대해졌으며 빈곤퇴치와 같은 설립 취지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맬패스는 특히 빈곤국가들 대신 중국·인도 같은 나라들에 너무 많은 대출이 이뤄진다고 지적해 총재로 취임하면 이의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맬패스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W. 부시 정부 시절 재무부와 국무부에서 근무했으며,  2016 대선 당시에는 트럼프의 경제자문 역할을 한 ‘트럼프 충성파’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맬패스의 지명이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은행을 더욱 굳건히 장악하기를 원한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한 미국이 세계은행의 최대주주로 16%의 의결권이 있으며, 사실상 총재를 선출해 왔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공식 후보등록 기간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맬패스를 지명함으로써 다른 후보들이 부상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한 무역정책 등에 많은 개발도상국이 거부감을 느끼며, 이에 따라 맬패스의 최종 인선이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스콧 모리스 미국 글로벌센터 선임연구원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특히 트럼프 정부가 기후변화 프로젝트를 회의적으로 여기는 점을 감안할 때 “기후변화 어젠다에 관한 세계은행의 견해 등에 관해 의결권을 가진 다른 국가들을 설득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총재는 지난달 임기를 3년 이상 남긴 상태에서 사임하고 민간부문에서 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총재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와 의견을 달리했으며,  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세계은행 총재후보 등록은 7일부터 3월14일까지다. 이후 이사회가 최종후보 3인을 발표한 뒤 4월 중순 최종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