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 美 제재 받아 LA→ 체코로 급변경”보도에 靑 “그런 일 없다”부인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성 비투스 대성당에서 기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뒤에 관광객들이 보인다. 이 사진은 청와대 공식 블로그에도 실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성 비투스 대성당에서 기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뒤에 관광객들이 보인다. 이 사진은 청와대 공식 블로그에도 실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갈 때 체코를 경유하게 된 것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는 기사와 “이는 명백한 오보”라는 주장이 함께 나왔다. 어느 주장이 맞을까? 외교부는 몰랐을까? 정부 관계자들이 거짓말을 한 걸까?

    ‘조선일보’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용기가 美대통령 행정명령 13810호에 따라 미국을 방문할 수 없게 돼, 아르헨티나를 갈 때 체코를 경유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文대통령 전용기가 지난 9월 평양을 방문했기 때문에 “북한을 방문했던 비행기와 선박은 180일 동안 미국에 올 수 없다”는 美행정명령 13810호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 24일 文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할 때는 미국으로부터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절차를 밟았다”고 덧붙였다.

    文대통령 전용기가 지난 11월 27일 출발 직후 체코에 갔다가 다시 아르헨티나로 가게 된 이유는 전용기가 미국을 갈 때마다 ‘예외 신청’을 받아야 하는 문제를 두고 청와대 참모들이 자존심 상한다며 “그냥 미국을 경유하지 말자”고 주장해 이상한 경로를 거치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을 방문한 이상, 한국 대통령의 전용기도 제재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절차를 거치는 데 대해 청와대 의전실, 외교부 관계자들은 모두 “제재예외를 신청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 일부가 “미국이 한국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면서 ‘주권 문제’를 운운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그럴 바에는 미국 말고 다른 경유지를 검토하라’는 내용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지난 10월 초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북군사합의를 두고 한미 간의 갈등이 커졌던 점과, “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발언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때문에 당초 LA를 경유하면서 이곳에서 동포 간담회를 연다는 일정도 취소됐다는 것이다.

    청와대 “대통령 전용기는 美제재 대상 아니다”

  •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기가 미국의 대북제재 적용을 받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예외를 요구한 적도 없고, 대북제재 면제를 신청한 적도 없다”고 발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어 “(경유지를) 체코로 정한 것은 대북제재와 무관하다”면서 “급유 등 기술적 측면을 고려했고, 체코를 경유하면서 양자 정상 외교의 성과를 거두고 대표단의 시차 적응 문제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52시간 비행기를 타는데 인간의 생체 리듬과 기류 문제 등으로 인해 동쪽으로 가는 것보다 서쪽으로 가는 게 시차적응에 훨씬 유리하다”면서 “이 문제는 비행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또 “처음부터 체코를 경유지로 정한 게 아니라 스페인, 네델란드, 헝가리, 스웨덴도 후보였지만 다른 이유로 인해 제외됐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당시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G20 참석차 경유했고, 네델란드, 헝가리, 스웨덴은 2019년 공식 방문이 검토되는 중이어서 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LA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주 찾을 곳이어서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이전의 역대 대통령은 남미에 오갈때 대부분 LA를 거쳤다.

    일반인 금지된 체코 성당 예배실 찾아

    청와대의 해명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도 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기가 美대북제재 대상인지 여부는) 우리 정부보다 美대사관을 통해 확실하게 답변을 들으라”고 말했다. 정정보도 등 후속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정정보도 등을 요청하려면 하루에도 몇 번 씩 해야 할 것 같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대통령 순방 경유지가 LA에서 체코로 변경된 것은 美대북제재와 무관하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이야기는 조선일보 기사에도 들어 있다. 그러나 文대통령의 전용기가 별다른 외교적·경제적 성과나 행사도 없는 체코에 들른 이유를 청와대가 명확하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 또한 여전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현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文대통령이 굳이 체코를 경유한 이유가 영부인 김정숙 여사 때문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대북제재나 청와대 내부의 반미 감정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김 여사가 가보고 싶어했던 문화유적이 체코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수행한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체코 프라하에 있는 비투스 성당에서 기도를 드렸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이 성당 안에 있는 성 바츨라프 예배실도 관람했다. 이곳은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