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상춘재도 보수돌입…'北에 18일~20일 답방 제안' 보도엔 선그어
  • ▲ 지난 4일 밤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공개 일정 없이 정국을 구상할 전망이다. ⓒ청와대 제공
    ▲ 지난 4일 밤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공개 일정 없이 정국을 구상할 전망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미 순방을 마치고 지난 4일 밤 복귀했지만 북한 김정은의 연내 서울 답방 문제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9월 19일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연내에 북한 김정은이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 했지만 북한 측 입장을 아직까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공개일정을 비우고 해외 순방 성과와 함께 북한 김정은의 서울 답방 등 다음 외교 일정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오전 "대통령의 공개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 귀국한 文대통령 김정은 서울 답방 문제 고민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인 4일 오후 9시 30분 서울공항에 도착, 5박 8일간의 'G20 순방' 일정을 마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이해찬 대표, 김부겸 장관, 임종석 실장 등과 차례로 인사한 후 청와대로 돌아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 있는 문제"라면서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렇게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답방 문제를 본격 고민할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북한 김정은과 지난 9월 19일 평양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 측은 서울 답방에 대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 테이블이 다시 열렸지만 비핵화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의 본질이 북한 비핵화라는 점에서 미북 고위급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이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곧 북한 김정은을 둘러싼 정치적 여론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 김정은을 '오지 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나 실익이 없어보인다"며 "대신 올 거면 제대로 (비핵화 등 입장에 대해 준비를 하고) 오라고 하는 편이 나아보인다"고 털어놨다. 북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이 여러차례 반복되는데도 비핵화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 북한 비핵화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 문제에 대한 여론 또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서울 답방에 관해 북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낙관하는 좌파 진영은 북한 김정은의 답방 자체에 의미가 크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고, 비핵화 문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우파 진영은 '연평도 도발,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이 저지른 만행부터 사과해야 한다', '비핵화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의 답방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 계속되는 북한 김정은 연내 서울 방문 설

    이런 와중에 청와대 상춘재는 현재 보수공사 중이다. 청와대 내부로부터 "김정은 답방이 확정되고 공사가 그 전에 끝나면 상춘재에서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 차담, 오찬행사 등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오는 17일에 김정일 7주기 행사가 있어 북한 김정은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18일~20일 사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 되기도 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이 일정을) 18, 19, 20일을 비워놨다는 것으로 봐서는 그때 올라오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동아일보〉역시 "청와대가 북측에 18일~20일 답방을 제안한 뒤 답변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 측의 답변이 오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답방에 대비해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같은 시각을 부인하고 나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20일 사이 답방을 제안했다는 보도는 사실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언급하신대로 (김정은 답방) 시기는 연내든 연초든 열려있다. 북측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상춘재 보수공사에 대해서도 김의겸 대변인은 "상춘재 수리는 올해 초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이 9월 19일 결정됐음을 모두 아실 것"이라고도 했다. 김정은을 위한 원포인트 보수가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김 대변인은 동시에 "연말 또는 연초나 돼야 완공 예정"이라는 말도 했다. 시기상 겹친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순방으로 인해 밀린 국내 현안도 풀어가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의철 전 위기관리센터장이 7군단장으로 보직을 옮겼고, 강건작 전 28사단장이 위기관리센터장으로 임명돼 출근했다"고 말했다. 강건작 신임 위기관리센터장은 1966년생으로, 신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