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일보 "美와의 무역전쟁, 승리 불가능한 물량전 대신 품목별 비대칭 관세 적용" 주장
  • 중국이 지난 6일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품 등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보복관세 조치를 취한 이후 중국에서는 미국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중국인들이 국산품으로 바꿔 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홍콩 문회보가 21일 보도했다.

    문회보에 따르면, 홍콩 인근 중국도시 심천의 한 마트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오렌지 가격은 7위안(한화 약 1140원)에서 16위안(약 2610원)으로 129% 상승했으며, 미국산 체리는 60위안에서 89위안(48%)으로, 5리터 식용유는 55위안에서 68위안(24%) 으로 상승, 평소 미국산을 사던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산으로 바꿔 사는 바람에 해당 마트의 미국제품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홍콩 ‘대공보’는 "최근 중국의 거래처로부터 8만 4천만 달러 어치의 아연전선을 수입했는데 미국의 관세폭탄 조치로 1만 8천 달러의 추가관세를 물게 됐다. 이는 미국내 기업에게는 유리하겠지만 수입상들에게는 재앙이 됐다"는 미국 볼티모어의 한 아연전선 수입상의 하소연을 전했다.

    이 수입상은 ‘대공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거래처가 심장발작을 일으킬까봐 걱정할 지경"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보복은 최근 미국 동부를 휩쓴 허리케인 ‘플로랜스’ 처럼 기본 비즈니스 모델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지난 24일부터 2000억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이 이에 대해 보복할 경우 내년 1월 1일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관세 부과 품목은 알루미늄, 타이어, 화학제품, 도료, 자전거, 자동차 아동용 좌석,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세탁건조기, 냉장고, 가구, 조명용품 등 총 5745품목으로 가공재료 및 소비재를 망라한다.


  • 중국 당국은 관영언론을 통해 무역전쟁의 폐해는 대부분 미국인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심천 마트의 예에서 보듯 시장가격을 통해 초기 단계부터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는 19일자 논평을 통해,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응해 승산이 없는 '물량에 의존한 정면대결' 대신 품목별로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중국식 비대칭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산 제품 중 대체재를 찾기 힘든 품목은 관세를 낮추는 대신, 대채재가 존재하는 광물 자원, 사치품, 중국산 제품과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는 품목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러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SCMP)는 이와 관련하여, 중국의 대미무역량이 흑자인 현실을 감안하면, 미국제품 구매량 축소 같은 종전의 방법은 이미 실패한 만큼, 중국은 현재 인민일보가 주장한 미국의 공세를 막아낼 비대칭적 보복관세 구사를 검토중이라고 논평을 통해 밝혔다.

    중국 내부에서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이 11월 중간선거가 직접 원인이며 선거가 끝나면 공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사과일보–Apple Daily 보도), SCMP는 논평을 통해 중국은 과거 미국과의 냉전에서 패배한 소련과는 달리 경제력이 뒷받침 되고 있으며 2028년에는 국민총생산(GDP)이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무역전쟁이 한쪽의 오판으로 모두가 파멸하는 핵전쟁으로 발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중국 내 매파의 목소리를 전했다.